ตอนที่ 78
제78화
October 31, 2026
이현익의 싸늘한 눈빛에는 서릿발 같은 살기가 서려 있었다.
장내의 공기가 한순간에 얼어붙듯 무거워졌다. 목소리는 크지 않았으나 말 한마디 한마디마다 칼끝처럼 날이 서 있었다.
“내가 왜 너희를 썼을 것 같으냐.”
미숙은 얼굴을 땅에 묻다시피 엎드린 채, 몸을 바들바들 떨며 겨우 입을 열었다.
“잘... 잘 모르겠습니다.”
이현익은 짧게 웃었다. 그 웃음엔 온기라곤 없었다.
“멸족지화를 당한 하씨 가문에서 너희 자매 둘만 살아남았지. 원수가 칼 들고 너희 부모의 목을 치는 순간에도 옷장에 숨어 떨면서 단 한 마디도 내뱉지 않았더군. 내가 눈여겨본 건, 바로 그 무거운 입이야. 말이 필요한 순간에도 침묵할 줄 아는 입, 그것 하나였다.”
그는 잔잔한 어조로 말을 이었지만 문장 끝마다 무형의 살기가 섞여 있었다.
“강씨 저택에 보낸 지 하룻밤 지났을 뿐인데 다음 날부터 허둥지둥 이리로 뛰어와 입을 놀리는구먼. 내가 정말 너희들 아니면 안 될 줄 알았느냐?”
말이 끝나기도 전, 공기 속엔 살기가 진하게 감돌았다. 그 기운에 미숙은 온몸을 떨며 그 자리에 굳었다.
눈앞엔 예전, 집안이 몰살당하던 그날의 광경이 번개처럼 스쳤다.
그때도 이현익은 손에 칼을 들고 나타났다.
사람을 벨 땐 망설임도 없었고 그 눈동자엔 조금의 동정도 없었다.
손이 올라가고 칼이 내려올 때마다, 한 명씩 목이 땅에 떨어졌고 그 붉은 피가 옷장 틈새로 숨어 있던 미숙의 몸에 튀었다.
무서움에 몸을 덜덜 떨었지만 지금 눈앞에 있는 이현익은 멸족지화를 당하게 한 원수보다도 더 무섭게 느껴졌다.
그때 몸에 튀었던 피는 뜨거웠다. 너무 뜨거워서 살에 닿은 순간부터 지금껏 식지 않은 듯 그녀의 피부 깊숙이 새겨졌다.
그날 이후, 이현익은 자매의 복수를 도왔다. 시골에 숨겨두고 따뜻하게 먹이고 입혀주기까지 했다.
세월이 흐르자 미숙은 문득 착각했다. 이현익도 어쩌면 속은 따뜻한 이가 아닐까 하는 헛된 기대를 품었던 것이다.
하지만 오늘, 다시 마주한 그 눈빛과 말에서 그녀는 깨달았다.
이 사람은 단 한 번도 변하지 않았다. 칼을 들던 그때와 똑같은, 피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내였다.
그 사실을 깨달은 미숙은 온몸이 얼어붙은 채 후회의 늪에 빠졌다.
그리고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대군마마, 부디 용서해 주십시오.”
그녀는 이마로 바닥을 내리찍듯 절을 올렸다.
돌바닥에 부딪히는 소리가 점점 깊어지더니 이내 이마에서 피가 번지기 시작했다.
그럼저는이만
미숙은엉금엉금일어나황급히
그제서야싸늘했던그의눈빛도차츰
이현익의눈길이문득옆에놓인등꽃무늬자기에
어제막경성밖에있는개인가마에서구워낸병이며잔이며반상기까지갖춰진귀한자기가오늘아침감상용으로
허나그스스로쓰기엔너무섬세하고아름다워거칠고무심한사내손에는도무지어울리지
강청서가새집으로옮겼다고손님을맞이해야할일이잦다하였으니그녀에게는이처럼완연하고단아한그릇이제격일
스스로에게핑계를하나지어낸그는방금미숙이흘린이야기중잔칫날손님명단을다시
대부분이가난한선비들이라자신이느닷없이그자리에나타난다면오히려괜한긴장만불러올
허나그중단한윤왕부윤희준의이름이머릿속을
윤왕부는왕실을중심으로뭉친세력으로그와정치적으로는평소칼날을세우는진영이었으나세상에영원한적이란
윤희준이라는인물에대해선어느정도알고강직하되고지식하지않고때에따라선유연함도갖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