ตอนที่ 1
제1화
October 31, 2026
“문 간호사님, 이제 보청기를 바꿀 때가 됐어요. 안 그럼 청력에 좋지 않아요.”
진료실에서 장 교수가 말한다.
맞은편에 앉은 문가영은 이제 막 근무를 끝내고 옷도 못 갈아입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장 교수님, 감사해요. 명심할게요.”
장 교수는 한숨을 쉬었다.
“문 간호사님, 최근 검사를 해보니 인공와우를 최대한 빨리 이식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요즘은 이런 수술이 그리 비싸지 않아서 수술에 회복 기간까지 합쳐도 비용이 1억2천 정도밖에 들지 않아요.”
장 교수는 잠시 말을 멈추고 한층 더 인자한 미소를 지었다.
“문가영 씨 집안에서 이 정도 돈은 껌값이니 굳이 미룰 필요가 없죠.”
문가영이 처음 병원에 왔을 때 문씨 가문에서 수입 기기 두 대를 병원에 기증해 집안에 돈이 많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진료실에서 나온 문가영은 자신의 휴대전화를 들고 은행 앱을 눌러 잔액을 확인했다.
[11,201,166 원]
1년 동안 모은 돈이 고작 이게 전부였다.
장 교수 말대로 1억2천은 문씨 가문에서 껌값이지만 그녀에겐 천문학적인 액수였다.
문가영은 문씨 가문의 입양아로 어릴 때부터 집안에서 선뜻 주는 것만 감사히 받고 먼저 손을 내밀지는 못하도록 교육을 받았다.
집안에서 주기 전에 그녀가 먼저 뭘 바란다면 주제넘고 배은망덕한 짐승이라고.
간호사실로 돌아가 옷을 갈아입고 집으로 돌아왔을 땐 어느덧 7시가 다 되어 있었다.
전북은 요즘 이슬비가 계속 내려 우중충한 날씨에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다.
문가영은 문씨 가문이 아닌 병원 근처 아파트에 살고 있다.
집에 도착해 문을 열자마자 현관에 불이 켜져 있는 것이 보였다.
문가영은 멈칫했다. 진수빈이 집에 있었다.
천천히 문을 열고 들어온 그녀는 비나 진흙이 묻지 않았는지 다시 한번 고개를 숙이고 자세히 살폈다.
진수빈은 전북병원에서 신경외과 최연소 집도의로 유명한 신의 손이었다.
심각한 결벽증이 있었던 그는 조금의 더러움도 용납하지 못했다.
그는 문가영의 약혼자였고 양가 집안에서는 둘의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문가영이 진수빈과 함께 사는 걸 허락했다.
두 사람의 약혼은 우연한 사고로 인한 것이었다.
문가영이 정리를 마치고 집에 들어가는데 현관의 불은 켜져 있었지만 거실은 어두웠다. 그래도 문가영은 소파에 있는 진수빈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진수빈은 자는지 인기척이 들려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문가영이 가까이 다가가자 그의 지그시 감은 눈과 길고 풍성한 속눈썹이 보였다.
병원에서 진수빈의 별명은 ‘금손 미남'이었는데, 젊은 나이에 집도의라는 직책을 맡은 것도 있지만 주요하게는 얼굴 때문에 붙여진 별명이었다.
잘생긴 진수빈의 얼굴을 문가영은 그가 잠이 든 후에야 감히 이렇게 대놓고 바라볼 수 있었다.
진수빈이 학회 참석차 해외에 나갔다가 이제야 돌아와서 얼마 만에 얼굴을 보는 건지 모르겠다.
돌아오자마자 또 큰 수술이 잡혀 어제오늘 수술대에서 6, 7시간을 보냈다.
눈가에 푸른 그림자가 드리우고 미간을 살짝 찌푸린 게 잠자리가 영 편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거실의 창문이 열려 있었고 찬바람과 뒤섞인 빗방울이 날려 들어왔다.
진수빈은 셔츠 하나만 입었고 문가영의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며 작은 소파 위에 평소 그녀가 사용하는 담요로 시선이 갔다.
문가영은진수빈을바라보며어찌할바를
설명하고싶은데말주변이없어뭐라고해야할지
그녀가이곳에오기전부터진수빈은자기물건은절대건드리지말라고
그래서두사람이반년넘게약혼한사이로살았어도집안거의모든물건에라벨이붙어
그녀의이름이적힌것만만질수있고나머지는조금도건드려선안
심지어진수빈이자주머무는공간에는그녀가들어갈자격조차
이넓은거실에도그녀가사용할수있는건고작
심각한결벽증을갖고있는진수빈은진동하는휴대폰을힐끗쳐다보며불쾌한표정을
그래도꾹참고전화를받은그는상대가말하기도전에바로입을
당장새휴대폰사서
그러고는옆에있는소파를힐끗보더니무거운목소리로
불러서소파도바꾸고
말하는그의얼굴은
문가영이그의시선을따라가보니조금전그녀가가져온담요끝자락이어느새진수빈쪽소파에살짝걸쳐
그녀는시선을내린채진수빈을쳐다볼엄두도내지
고개를숙여오른손을바라보다가느릿하게등뒤로가져가더니왼손을오른손소매에마구
사실은진수빈에게말하고자신은더럽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