ตอนที่ 53
제53화
October 31, 2026
이사하기로 마음을 굳힌 이상, 강청서는 더 이상 지체하지 않았다.
그녀는 이튿날 아침 일찍부터 자질구레한 살림살이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불과 한 달 남짓 머물렀을 뿐인데도 막상 짐을 싸다 보니 쌓인 물건들이 마치 해를 넘겨 거처한 듯했다.
책장 한구석을 정리하던 중 그간 잊고 지낸 실패작 목탄필 몇 자루가 눈에 띄었다.
삐뚤빼뚤한 모양새에 글씨도 일정치 못한 그 목탄필들은 한때 그녀가 쓰다 버린 것들이었는데 뜻밖에도 지금껏 남아 있었던 것이다.
그 목탄필로 인해 일어난 오의 골목에서의 소동이 떠오르자 강청서는 저도 모르게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당시 은전을 조금이라도 벌어보겠노라며 김연희의 전생 아이디어를 몰래 흉내 냈었는데 수익은커녕 오히려 자기 발등을 찍을 뻔했다.
그 뒤로는 오의 골목을 찾을 때마다 면사로 얼굴을 가려야 했다.
하지만 다시금 은전을 벌려고 오의 골목으로 향했고 필사폰을 팔고자 했다.
그러나 운은 더없이 기구했다. 누군가 그녀의 처소를 알아내어 대낮에 도둑질을 해 간 것이다.
강의는 결국 관아에 들어가게 되었고 그 일로 친 오라비 강희천과도 금이 갔다.
강청서는 자신에게는 은전을 벌 재주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목탄필 두 자루를 손에 들고 멍하니 서 있던 그녀는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이총 골목에 온 후로 이상하리만치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었다.
강청서는 고개를 저으며 문으로 향했는데 문을 열자 그 자리에 서 있는 뜻밖의 인물을 보고 숨이 턱 막혔다.
누추한 골목길과 곱게 땋은 옥잠에 바람결 흩날리는 넓은 소매 차림의 여인을 번갈아 보던 그녀는 초라하다는 네 글자가 뇌리를 스쳤다.
그녀는 두 걸음 뒤로 물러나며 가슴속 떨림을 억누르고 억지로 숨을 고르곤 입꼬리에 힘을 주어 미소를 띠었다.
“누구...”
그러나 마주 선 김연희의 얼굴에서 웃음기는 이내 사라졌다.
그녀의 시선이 곧장 강청서의 손에 쥔 목탄필로 향했는데 며칠 전 그 불쾌했던 만남이 뇌리에 선연히 떠올랐다.
이 앞에 선 여인은 자신의 목탄필을 흉내 내고 결국 섭정왕부의 금지령을 불러온 장본인이었다. 그 일로 인해 모든 목탄필은 무상으로 헌납해야 했고 그녀가 들인 은전은 물거품이 되었다.
그 은전이야말로 그녀가 피땀 흘려 모은 것이었다.
더구나 그녀의 곁을 지키던 시녀 홍설아도 그 일 이후 자취를 감췄기에 이런 원한들을 잊을 수 없었다!
며칠간 경성시를 뒤져도 찾지 못한 인물이 바로 코앞에 있었다.
김연희의 눈빛이 싸늘히 가라앉았고 입술에서 나온 말은 살얼음 같았다.
“네가 바로 강청서냐?”
보기에는이런인물과혼인을도모할이유가전혀없는것
가문딸의인품은참으로의심스러울뿐아니라행동또한염치없고부끄러움을이런이를후부에들인다면장춘부원군댁의기운이쇠하고김씨가문의명예가땅에떨어질
직접할머니께말씀올릴것이니오늘은이만
김연희가돌아서려는순간김연정이다시그녀를
아직섭정왕부에들지않은몸인데벌써어르신의말씀을가벼이
오늘은반드시우리김씨가문의성의를드러내야한다고분명히
강낭자와의원한이어찌되었든오늘하루만은덮어두고화해하는모습을보여야
김연희은이마가살짝찌푸려졌고얼굴에는뚜렷한불쾌함이
네가주인이야아니면내가
김연정는유순하게웃었지만그웃음속에가시를
댁에서는아씨도저도주인이
김대감과어르신두분만이진정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