ตอนที่ 84
제84화
October 31, 2026
‘오늘 겨우겨우 이 자리에 오셨으면 그냥 조용히 밥만 드시고 가실 것이지, 대체 왜 꼭 시비를 건단 말인가? 겨우 저 과자 한 접시, 아무리 맛있다 한들 대체 얼마나 대단하다고!’
정 그렇다면 윤희준은 직접 만들 생각도 있었다.
과자 한 접시는커녕 한 상 가득 차려도 드릴 수 있으니 강희천의 심기를 건드는 일은 제발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그는 이현익과 강씨 남매 사이에 무슨 원한이 얽혀 있는지는 몰랐다.
허나 지난번 섭정왕부 활터에서 이현익이 강청서를 표적으로 삼아 활을 쏜 장면을 똑똑히 보았었다.
그날, 날카로운 화살 한 줄이 그녀 앞을 스쳐 날아갔었고, 그건 누가 봐도 칼끝에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강씨 남매는 어려서부터 서로 의지하며 살아왔고 강희천이 누이동생을 아끼는 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누이동생이 죽을 뻔했는데 강희천이 이현익을 반기지 않을 건 당연한 일이었다. 평소에 누가 섭정왕 이름만 꺼내도 얼굴이 굳어버리곤 했었다.
그런 강희천이 지금은 정통을 받드는 당파였다.
‘하, 참으로 골치 아픈 일이로다...’
윤희준은 이조에서 관직 하나 얻어보겠다고 강희천과의 우정을 팔아가며 이현익을 이 자리에 모셔 온 것이니 이게 무슨 짓인가 싶었다.
강희천이 지금은 대놓고 화를 안 낸 것만으로도 그의 체면을 세워준 셈이었다.
‘이쪽을 달래놓으면 저쪽에서 일이 터지는데... 대군마마께선 또 어쩌자고 괜히 긁어 부스럼을 만드시나, 식사나 조용히 하시지 말이야.’
윤희준은 억지로라도 분위기를 풀어보려 애썼다.
“혹 그 아이가 조씨 댁 그 손자입니까? 예전에 한 번 마주친 적이 있는데 어찌나 야무지고 귀엽던지 참으로 보기 드문 아이더군요.”
‘그 청지기 분명 궁에서 나온 사람이라던데? 내 알 바 아니다. 지금은 그냥 이 자리만 무사히 넘기자...’
윤희준은 앞뒤 안 가리고 중얼거리듯 말을 이었다.
“방금 막 튀긴 거라 부엌에 아직 남아 있을 듯하니 대군마마께서 식사 마치신 뒤에 그때...”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현익의 눈빛이 반짝 빛났다.
말투엔 알 수 없는 흥이 실렸다.
“아직 남아 있단 말이오?”
윤희준의 속이 쿵 내려앉았다.
불길한 예감은 늘 틀리지 않는 법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현익은 곁에서 허리를 굽히고 있던 하인을 불러 또렷하게 일렀다.
“방금 오면서 보니 부엌에 소녀 둘이 있더구나. 그 아이들을 찾아서 남은 한과를 시가의 세 곱절로 사 오너라.”
“그리고 어제 북쪽 창고에서 새로 들인 사슴 다리 두 짝 있었지? 당장 돌아가 그 사슴 다리 한 짝을 이곳 강씨 댁에 보내라. 방금 얻은 한과에 대한 사례라 생각하면 될 것이니라.”
주는 것이 있어야 받는 것도 수월한 법이었다.
이번 이현익의 일 처리는 자리에 있던 이들 모두를 말문 막히게 만들었다.
그는이미강청서를마음깊숙이들여다둔
그런게아니었다면저런높은분께서어찌이누추한집에그것도고작오품도안되는선비들사이에앉아음식을함께나눌수
섭정왕같은분이몸을낮추어강청서곁에있는그마음이진심이라는
하지만사내의것이야말로가을바람에떠도는마른갈잎이나다름없어언제어디서사라질지모르는
설령섭정왕이강청서를마음에두었다정녕그마음하나로강청서에게정실부인의자리를내어줄수있을까그럴리없을
왕부같은대갓집에그저한낱첩으로들어간다면겉으로야귀하고화려해
속내는온통쓸쓸하고아픈일투성일
그런삶이얼마나외롭고그저상상만해도입안에쓴약을머금은
황여정은안타까운눈길로강청서의손등에가만히손을
뭔가말을꺼내려는저멀리툇마루아래로사람발걸음소리가
고개를들자초록빛저고리를입은미숙이문간에들어서며나직하게말을
밖에또손님이찾아와잔치에참석하고싶다
스스로를김대감댁사람이라칭하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