ตอนที่ 75
제75장 정신 차려야 해
October 31, 2026
저녁을 먹고 설거지를 마친 후 이가인은 주연진과 함께 아래층을 한 바퀴 돌았다. 집에 돌아와서야 인정했다. 지난 두 시간 동안 내내 그 곰 인형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가인은 스스로에게 말했다. 저 곰 인형을 버리지 않는 유일한 이유는 인형이 말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그리고 스위치를 누른 것도 정승진이 무슨 말을 하는지 듣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안에 자신의 이름이 나오는지, 버렸을 때 정체가 드러날 만한 내용이 들어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라고.
고요한 방 안, 정승진의 목소리가 바로 가까이에서 들려왔다.
“제발 버리지 말아줘. 달리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거든. 하지만 정말 너한테 말하고 싶었어. 미안해. 아무리 사과를 해도 내가 저지른 잘못을 줄일 수 없다는 거 알아. 그렇다고 해서 사과조차 하지 않는 건 더 비겁한 것 같아. 미안해. 정말 미안해...”
“내가 용서받을 수 없는 큰 잘못을 저질렀다는 거 알아. 네가 나를 다시는 보고 싶어 하지 않는 것도 당연해. 널 방해하지 말아야 했어. 내가 너한테 부담이 될 거라는 걸 알면서도 네가 내 옆에 없는 게 너무 괴로워서 참을 수가 없었어.”
“난 네가 금방 괜찮은 사람을 만날까 봐 두려워. 혹시라도 네가 다른 사람이랑 잘 된다는 소식을 듣게 되면 미칠 것 같아. 그 사람 앞에서 난리를 칠지도 몰라. 비겁한 수를 쓸지도 모르고 목소리를 높일지도 몰라...협박하는 게 아니야. 그냥 난 내 자신을 더 잘 아니까 한 말이야.”
정승진의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에 이가인은 문득 지호영이 떠올랐다.
아침 식당에서 마주 앉아 고백을 준비하던 그는 전화를 받고 나간 뒤 돌아와서는 아예 다른 이야기로 주제를 돌려버렸다. 그리고 다시는 연락이 없었다.
그때 이가인은 직감적으로 지호영과 멀어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물론 명확한 증거는 없었다.
그런데... 진짜 이유가 결국 그였던 거다.
정승진의 목소리는 계속됐다.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나는 그렇게 좋은 사람 아니야. 완벽은커녕 난 이기적이고 자존심도 세지. 사실 네가 크게 한 번 화내줬으면 좋겠어. 그래서 모든 사람이 내가 어떤 인간인지 알게 됐으면 해. 그럼 다들 우리가 사귀었던 게 네가 뭘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복 받은 거라고 생각할 테니까. 내가 전생에 나라를 구해서 널 만났나 봐. 반대로 너는 전생에 나라를 팔아서 날 만났겠지.”
이가인의 코끝이 찡해졌다. 뒤늦게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정승진은 낮은 목소리로 이어갔다.
“네가 화내지 말라는 말이 아니야. 당장 용서해 달라고도 안 할게. 사실 네가 날 용서해 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 그저... 너한테 솔직해지고 싶었어. 내가 널 찾아간 이유는 인성이 좋아서가 아니라 그냥 난 이기적인 놈이니까. 널 좋아해서. 네가 다른 곳에서 다른 사람이랑 함께 있는 악몽을 꾸느니 차라리 유성에서 직접 만나고 싶었어.”
이가인은 인형을 바라보며 정승진을 마주 보는 것처럼 짜증이 밀려왔다.
정승진의 목소리는 마지막까지 이어졌다.
이가인은온몸에소름이
뒤이가인은조용히방을나와대문을열고아래층으로
쓰레기장폐건전지쓰레기통을열고인형에서분리한녹음배터리를던져
그리고곰인형은그옆깨끗한자리에새것처럼보였으니누군가가져갈지도
다시집으로돌아와침대에누운이가인은울고싶었지만깊은심호흡으로감정을
밀키트곱창은먹을수있지만곰인형은남겨두면안
아무리밀키트음식이맛있어도사랑에눈이멀면안
그러니정신을똑바로차려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