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빈은 마당으로 걸어가면서 벌써 오늘 밤 침대에서의 즐거움을 상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마당 문 앞에 다다르자마자 강우빈은 한 소년과 정면으로 맞닥뜨렸다.
“너희... 지금 뭐 하는 거야?”
방우혁은 앞에 서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눈물범벅이 된 얼굴로 필사적으로 몸부림치는 황희숙을 보자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어디서 굴러온 애송이야? 알아서 비켜. 비키지 않으면 발차기 하나로 저세상 보내버린다?”
강우빈이 눈을 번뜩이며 으름장을 놨다.
그러나 방우혁은 한마디도 하지 않고 그대로 손을 뻗어 강우빈의 목을 움켜쥐고 그대로 들어 올렸다.
강우빈의 얼굴이 핏발이 서며 벌겋게 변했다.
목이 졸려 말도 못 하고 두 손으로 필사적으로 방우혁의 손을 떼어내려 했지만 방우혁의 손아귀는 집게처럼 강력해 그 어떤 힘으로도 풀리지 않았다.
강우빈의 얼굴빛이 붉은색에서 점점 보라색으로 변해갔고 숨이 끊어지기 일보 직전까지 다다랐다.
“우빈 형!”
그제야 함께 있던 부하 네 명이 정신을 차리고 방우혁에게 달려들었다.
그러자 방우혁은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이 강우빈을 앞으로 내던졌다.
쿵!
앞에서 달려오던 두 명이 강우빈의 몸에 그대로 부딪쳐 넘어졌다.
“죽고 싶어?”
나머지 두 명이 허리춤에서 칼을 꺼내더니 방우혁에게 달려들며 그대로 배를 찌르려 했다.
하지만 방우혁은 눈 한 번 깜빡이지도 않고 맨눈으로 볼 수 없는 속도로 발을 두 번 휘둘렀다.
빠각!
끔찍한 뼈 부서지는 소리가 마당에 울려 퍼졌다.
칼을 든 두 부하는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쓰러져 무릎을 감싸 쥐고 몸부림쳤다.
극심한 고통 때문에 그들의 몸이 격하게 경련을 일으켰다.
불과 10초 남짓한 시간에 강우빈 일행은 모조리 바닥에 널브러졌다.
황희숙을 붙잡고 있던 유성태도 이미 손을 놓아버리고 그저 벌벌 떨면서 방우혁을 바라봤다.
“너, 너 도대체 누구야?”
강우빈은 목을 감싸 쥐고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쉰 목소리로 물었다.
방우혁은 아무 대답도 없이 강우빈에게 다가가 몸을 숙여 손을 내밀었다.
“아악!”
강우빈은 방우혁이 또다시 주먹을 휘두를까 봐 온몸을 덜덜 떨며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방우혁은 폭력 대신 손을 뻗어 강우빈의 주머니에 있던 현금다발을 꺼냈다.
“이 돈은 내가 황희숙에게 빌려준 거야.”
방우혁은 무심하게 말한 뒤, 황희숙 앞에 가서 돈을 다시 건넸다.
황희숙은 완전히 얼어붙은 상태였다.
그런 황희숙을 뒤로하고 방우혁은 유성태를 바라보았다.
“너 유성태 맞지? 슬기의 아버지가 바로 너야?”
방우혁이 묻자 유성태는 굳은 얼굴로 억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그, 그래. 내가 슬기의 아버...”
“황 이모, 이제 괜찮아요.”
황희숙은 극도의 공포와 안도감이 뒤섞여 온몸의 힘이 다 빠져나간 상태였다.
황희숙은 간신히 입을 열었다.
“고마워, 우혁아.”
방우혁이 집으로 들어가자 유슬기가 방우혁에게 달려와 그의 품에 안겨 그동안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며 엉엉 울기 시작했다.
“괜찮아. 앞으로는 아무도 너희를 괴롭히지 못해.”
방우혁은 유슬기의 등을 토닥이며 위로했다.
그렇게 밤이 깊어졌다.
다음 날 아침, 방우혁이 학교에 도착했다.
3층으로 올라가던 중, 앞에서 달콤한 향기가 방우혁의 코를 스쳤고 방우혁은 이윽고 부드러운 무언가와 정면으로 부딪쳤다.
펑!
방우혁은 당연히 멀쩡했지만 상대방은 가늘게 신음을 내며 불편한 자세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방우혁이 내려다보자 넘어진 사람은 정다은이었다.
“네가 왜 여기에 있어?”
정다은연은 예쁜 눈을 부릅뜨고 방우혁을 가리켰다.
방우혁은 순간 어안이 벙벙했다.
정다은이 어떻게 방우혁을 알아보는 거지?
지난번에 방우혁은 분명 정다은에게 최면을 걸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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