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너와 한소유의 시험지를 하나하나 비교할 거야. 만약 유사도가 높다면 네가 부정행위를 한 게 틀림없어!”
황해수는 말을 마친 뒤 교무실에서 나갔다.
잠시 뒤 그는 시험지를 한 아름 안고 돌아왔다.
조용히 그 일을 주시하던 교사들도 전부 모여들었다.
2반에서 갑자기 방우혁이라는 학생이 전교 1등을 했으니 다른 선생님들이 그 일을 신경 쓰지 않을 수가 없었다.
특히 우등생들이 모여있는 반의 담임 선생님인 성지윤은 방우혁이 부정행위를 했다고 확신했다.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우등생 반이 아닌 다른 반의 학생이 우등생들보다 더욱 높은 성적을 받겠는가?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우등생 반의 담임으로서 그녀는 체면을 구기게 된다.
“황 선생님, 이 일은 심각하게 받아들이셔야 해요. 우리 애들은 수능을 앞두고 있잖아요. 부정행위를 한 학생들은 꼭 엄하게 처벌해야 해요!”
성지윤은 방우혁을 흘겨보면서 말했다.
“맞아요. 곧 수능인데 부정행위를 하다니 말도 안 되는 일이죠. 학생들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다면 학생들 심리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어요.”
우등생 반의 수학 선생님 우하식이 말했다.
“맞아요...”
다른 교사들도 맞장구를 쳤다.
정다은도 그 교사들 중에 있었지만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묵묵히 아무 말 없는 방우혁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녀는 방우혁이 왠지 눈에 익었다.
황해수는 진지하게 한소유와 방우혁의 시험지를 비교해 보았고 표정이 점점 이상해졌다.
그는 시험지를 한 번 확인한 뒤 고개를 들어 놀라움 가득한 표정으로 방우혁을 바라보았다.
“황 선생님, 어떤가요? 부정행위를 한 거죠?”
성지윤이 황급히 물었고 황해수는 깊이 숨을 들이마신 뒤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아뇨. 부정행위는 전혀 하지 않았어요.”
“그럴 리가 없어요! 제가 확인해 볼게요.”
성지윤은 황해수의 책상 위에 놓여 있던 시험지를 가져가서 진지하게 대조했다.
정답이 하나뿐인 객관식 문제를 제외한 계산 문제와 응용문제에서 방우혁과 한소유의 풀이 방식은 전혀 달랐다. 방우혁이 사용한 방식이 훨씬 간편하고 간단했으며 실수도 전혀 없었다.
성지윤은 이번에 국어 시험지를 확인해 보았지만 결과는 동일했다.
방우혁과 한소유의 답은 완전히 달랐고 오히려 방우혁의 답이 더욱 좋았다.
“이건...”
성지윤은 보면 볼수록 놀라웠다. 방우혁의 답은 너무 훌륭했다.
“채점할 때부터 이 학생이 굉장히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이름이 다 가려진 상태라서 누구의 시험지인지 몰랐죠.”
이때 2반의 수학 선생님 차신욱이 말했다.
“맞아요. 저도 채점할 때 지문이랑 작문을 굉장히 잘 쓴 학생을 보았어요... 그 학생이 방우혁 학생이었군요.”
2반의 국어 선생님 조여진이 옆에서 말했다.
황해수는 방우혁을 바라보면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방우혁... 일단 교실로 돌아가. 널 의심했던 건 미안해. 다음에 애들 앞에서 네가 결백하다는 걸 증명할게.”
황해수는 잠깐 침묵하다가 입을 열었다.
“네.”
방우혁이 몸을 돌려 떠났다.
‘그럴 리가...’
두 사람이 교실 밖으로 나가자 교실 안이 발칵 뒤집어졌다.
“하하하... 방우혁 부정행위 한 거 들켰네. 한소유까지 불려 갔잖아!”
“내가 보기엔 한소유가 일부러 방우혁에게 답을 보여준 것 같아. 그러게 왜 그랬대?”
“둘이 어떻게 이 상황을 수습할지 궁금하네. 이번 일은 전교 학생이 다 알고 있잖아. 한소유가 계속 한씨 가문을 이용해서 방우혁을 감쌀 수는 없을 텐데.”
허민아는 강아림의 뺨을 꼬집으면서 말했다.
“아림아, 내가 그랬지? 꼭 널 위해 복수할 거라고.”
강아림은 복수를 했다는 쾌감에 웃으며 말했다.
“역시 민아 네가 최고야.”
교실 밖, 황해수는 한소유와 방우혁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조금 전에 학교 측에서 너희 둘 성적이 너무 좋아 계속 2반에 있는 건 적합하지 않다는 결정이 내려졌어. 그래서 둘 다 우등생 반으로 갈 거야.”
“네?”
한소유는 무슨 일이 생긴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반을 바꿔야 한다는 통보였다.
“잠시 뒤에 수업 끝나면 책이랑 짐 다 챙겨서 우등생 반으로 가면 돼.”
황해수가 말했다.
방우혁과 한소유가 거부하지 않자 황해수는 떠들썩한 교실 안으로 들어가서 큰 목소리로 말했다.
“다들 조용히 하도록. 너희들에게 설명해야 할 일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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