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우혁 씨, 부형준 씨께서는 이미 도착하셨습니다. 그런데 지금 다른 분들과 술을 마시면서 포커를 하는 중이라 잠시 뒤 제가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지동휘가 말했다.
“네. 그러면 볼일 보러 가세요. 저는 쭉 둘러볼게요.”
방우혁이 말했다.
곧이어 방우혁은 마실 것이 놓여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그곳에는 손님들을 위해 언제든 칵테일을 만들 준비가 되어 있는 바텐더 여러 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방우혁은 과일주를 한 잔 들고 마시면서 안을 쭉 둘러보았다.
적지 않은 손님들이 교복을 입고 있는 방우혁을 바라보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어느 집안 자식이길래 정장을 입지 않은 걸까?
방우혁은 다른 이들의 시선은 신경 쓰지 않고 파티장을 누볐다.
지동휘는 골동품을 수집하는 취미가 있는 듯했다. 거실 곳곳에 골동품들이 보였고 다 비싸 보였다.
사실 방우혁의 집에도 골동품이 적지 않았지만 그것들은 모두 중주시의 집에 있었다.
강아림과 허민아는 강진용을 따라다니면서 그곳에 있는 손님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그 손님들은 강진용을 잘 알지 못하는 듯했지만 다들 예의를 차려 그와 인사를 나누었다.
그렇게 몇 바퀴를 돌게 된 강아림은 조금 짜증이 나서 말했다.
“아버지, 여기 있는 사람들은 저희를 잘 모르는 것 같은데 왜 굳이 저희가 먼저 가서 인사를 해야 해요?”
“이게 내가 상류층 사회에 진입할 수 있었던 이유야. 얼굴을 많이 비춰서 자신을 알려야 한다고.”
강진용이 말했다.
“하지만... 재미가 없는걸요.”
강아림이 말했다.
그녀는 허민아와 함께 파티에 참석해서 재벌가 도련님들과 아는 사이가 되어 앞으로 재벌가 사모님이 되기 위해 기반을 닦고 싶었다.
강진용은 강아림을 타이르려다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젊은이를 보고 눈을 빛냈다.
“저 사람은 장씨 가문의 도련님 장수빈이야. 가서 인사 나눠.”
장수빈은 얼굴이 봐줄 만했고 꽤 젊어 보였다.
“장씨 가문은 강남 패션 업계의 거물이야. 자산이 2000억이 넘는 걸로 알고 있어. 만약 장수빈과 결혼할 수 있다면 앞으로 평생 근심, 걱정 없이 살 수 있어.”
강진용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세 사람은 장수빈의 앞에 도착하여 그에게 인사를 건넸다.
‘또 얼굴을 비추러 온 쓸모없는 인간들이네.’
장수빈은 눈앞의 강진용을 경멸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러나 강진용 곁에 있는 강아림을 본 순간 그는 눈을 빛냈다.
강아림은 외모가 꽤 괜찮았기에 가지고 놀면 좋을 듯했다.
“너 이름이 뭐야?”
장수빈이 물었다.
“저요?”
강아림은 깜짝 놀란 얼굴로 말했다.
“그래.”
장수빈은 미소 띤 얼굴로 말했다.
“저, 저는 강아림이에요.”
강아림은 들뜬 기분을 억누르면서 말했다.
“장수빈 씨, 조금 전에 했던 약속은...”
장수빈의 눈빛에 강아림은 불편함을 느꼈다. 그녀는 장수빈과 계속 대화를 나누고 싶었다.
“좀 조용히 해봐.”
고개를 돌려 강아림을 바라보는 장수빈의 눈빛은 매우 차가웠다.
지유미와 비교했을 때 강아림은 너무 평범했다.
장수빈의 태도가 변한 것을 느낀 강아림은 마음이 아팠다.
이때 정신을 차린 허민아가 강아림의 귓가에 대고 몇 마디 속삭였고 강아림은 곧이어 허민아가 가리킨 방향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방우혁이 있었다.
감히 지씨 가문이 주최한 파티에 몰래 들어오다니?
‘가만두지 않을 거야!’
강아림은 화가 잔뜩 난 상태였기 때문에 방우혁에게 화풀이를 할 생각이었다.
강아림은 강진용과 몇 마디 했고 강진용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방우혁을 보고는 눈을 가늘게 뜨면서 말했다.
“마침 지유미 씨도 오셨으니 얼른 가서 이 사실을 알리자.”
이건 지씨 가문에 좋은 인상을 남길 기회였다.
그래서 강진용은 강아림과 허민아를 데리고 지유미 쪽으로 걸어갔다.
“지유미 씨, 한 가지 급한 일이 있는데 지유미 씨께 빨리 알려드려야 할 것 같아서요.”
지유미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면서 물었다.
“무슨 일이죠?”
“저쪽에 몰래 파티장에 들어온 도둑놈이 있어요!”
강아림은 골동품을 바라보고 있던 방우혁을 가리키면서 큰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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