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윤아, 몸 잘 챙겨. 나 먼저 갈게.”
문석진은 사무실에서 나오다 마침 류민희와 마주쳤다.
풍만한 몸매가 살랑이자, 문석진은 저도 모르게 시선을 떼지 못했다.
“서윤이 돌아왔어요? 의사는 뭐래요? 허 선생님도 있었어요?”
허남준의 이름이 나오자 문석진은 불쾌한 기색을 보였다.
“그 남자 얘기는 왜 하는 거예요. 서윤이를 병원에 데려간 건 저잖아요.”
문석진은 심기가 불편한 듯 곧장 자리를 떠났다.
류민희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병원에서 무슨 일이 생긴 게 틀림없다고 직감했다.
사무실에 들어선 류민희는 강서윤의 앞에 가만히 앉았다.
“오늘 병원에 갔을 때 허 선생님 만났지?”
류민희는 본론부터 꺼냈다.
강서윤은 힐끗 눈길만 주었다.
“석진이가 말했어? 별거 없어. 그냥 말다툼 좀 했어.”
자세히 밝히고 싶지 않은 듯 말끝을 흐리는 강서윤을 보며, 류민희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요즘 강산 그룹은 나날이 번창 중이었다.
원래도 자존심 높던 강서윤은 허남준이 낮은 자세로 자신을 찾는 게 당연하다고 여겼다. 그의 생각 따위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강서윤이 보기에 자신은 허남준이 만날 수 있는 최고의 여자였다. 그 어떤 여자와도 비교할 수 없는 완벽한 존재라고 말이다.
그 생각에 그녀의 눈빛에는 살짝 우쭐한 기색이 스쳤다.
문석진을 떠올릴 때마다 마음이 복잡해지는 것도 사실이었다.
“서윤아, 나 좀 도와줘.”
갑자기 류민희가 강서윤의 팔을 붙잡으며 간절한 표정을 지었다.
강서윤은 그 모습을 보고 잠시 멍했다.
“내가 어떻게 도와줘?”
‘친구랑 전남편을 도와준다고? 그건 그림이 이상하지...’
류민희는 고개를 저었다.
“왜 안 돼? 허 선생님이 널 그렇게 돌봐줬잖아. 3년간 같이 산 정도 있을 텐데, 네가 몇 마디 거들어주면 허 선생님이 나랑 만나주지 않겠어? 전에 허 선생님 주변에 여자 있다고 하지 않았어? 나 서둘러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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