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는 아마 그 일 때문에 모인 거겠지.”
류민희가 말을 마치자마자 강서윤은 이미 대응할 방법을 생각해 두었다.
회의실 안에는 강산 그룹의 고위 임원들이 모두 모여 기다리고 있었다. 강서윤이 들어서자 그들은 불만 가득한 눈으로 그녀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강 대표님, 이제야 저희 존재를 기억하신 겁니까?”
강서윤이 자리에 앉기도 전에 맞은편에 앉아 있던 강진우가 비꼬듯 말했다.
강산 그룹의 고위 임원 중 한 명인 강진우는 줄곧 강서윤의 자리를 노려왔고 그녀가 실수하기만을 기다렸다.
이제 문석진이 등장하면서 그는 완벽한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했다.
“이사회의 어르신들을 제가 어떻게 잊겠습니까?”
“게다가 얼마 전, 이사회가 힘을 합쳐 저를 해임하려고 했던 일도 있었잖아요?”
강서윤은 미소를 지었지만 눈에는 전혀 웃음기가 없었다.
강진우는 이를 악물더니 이내 코웃음 쳤다.
“그럴 리가요. 당신은 정당한 강산 그룹의 대표인데... 해임이라니 말도 안 되죠.”
그는 그렇게 말하며 곁에 앉아 있는 몇몇 이사들을 슬쩍 쳐다보았다.
“아마도 이미 들으셨겠지만 저희가 이번에 강 대표님을 부른 건 최근 인터넷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서입니다.”
강우진이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말하자 옆의 이사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이 일을 무마하는 데 회사에서도 적잖은 비용을 들였지만 여전히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강 대표님, 더 이상 주변 사람들을 방치하면 언젠가는 당신까지 위험해질 겁니다.”
조용히 강진우 옆에 앉아 있던 이사가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그 말을 들은 강서윤은 그냥 미소를 지었다.
“이사님들, 뭔가 착각하신 것 같네요. 문석진 씨는 외부인이지만 강산 그룹을 위해 많은 힘을 썼고 많이 도와줬어요.”
“그런데 왜 그렇게 받아들이질 못하시는 거죠?”
강서윤이 말을 마치자마자 강우진이 비웃듯 웃음을 터뜨렸다.
“강서윤 씨, 저희가 이렇게 하는 건 모두 당신을 위해서입니다. 지금 강산 그룹 상황이 어떻게 됐는지 한 번 보십시오.”
“대표로서 회사 전체를 생각하셔야지... 그렇게 주변 사람들에게 끌려다녀선 안 됩니다.”
강우진은 한숨을 쉬며 말을 이어갔다.
“처음부터 걱정했습니다. 몸이 이제 겨우 나았는데 혹시나 무슨 일이 생기면 어쩌나 싶어서.”
“그런데 결국 제 예상이 틀리지 않았군.”
강서윤은 미소를 지으며 류민희와 함께 우아하게 회의실을 나섰다.
그리고 류민희는 의문이 들었다.
“서윤아, 네가 그런 식으로 말하고 나왔는데 고위 임원들이 널 가만둘까?”
그녀는 걱정스럽게 물었지만 강서윤은 고개를 저었다.
“민희야, 너도 봤잖아.”
“이사들은 나한테 그저 경고를 주고 싶었을 뿐이야.”
“네가 생각엔 저 사람들이 정말 날 쫓아낼 수 있을 것 같아?”
강서윤이 강우진의 야망을 모를 리 없었다.
당당하게 대답하는 강서윤의 모습을 본 류민희는 그제야 안심했다.
지금의 강서윤이야말로 그녀가 아는 강산 그룹의 대표, 강서윤이었다.
하지만 문석진을 떠올리자 류민희는 저도 모르게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서윤아, 최근에 허 의사님이랑 연락한 적 있어?”
그때, 류민희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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