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석진은 진지한 눈빛으로 말하자 이번엔 강서윤도 조금은 흔들렸다.
“서윤아, 그냥 내가 남을게.”
“지금 너에겐 아직 널 돌봐줄 사람이 필요해.”
흔들리는 듯한 강서윤을 본 문석진은 한껏 흥분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나 강서윤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안 돼. 강산 그룹 쪽도 사람이 필요해. 넌 아직 그곳을 떠나면 안 돼!”
“게다가 지금 당장 적당한 사람을 찾기엔 시간이 없어.”
“민희가 있으니까 나도 걱정 안 해도 되고.”
강서윤이 단호하게 말하자, 문석진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결국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서윤아, 네가 날 계속 믿어준다면 널 절대 실망하게 하지 않을게!”
문석진은 고개를 강하게 끄덕이며 다짐했다.
처음엔 끌려다니는 입장이었지만 이제는 주도권을 쥔 상황이었다.
강서윤이 하품을 했다.
그 모습을 본 문석진은 더욱 안쓰러워했다.
“서윤아, 우선 좀 쉬어. 난 얼른 돌아가 준비할게.”
문석진이 다정하게 말하자 강서윤도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이내 그가 병실을 나가자 강서윤은 창밖을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젯밤, 강서윤은 완전히 의식을 잃지는 않았다.
그리고 확실히 허남준의 목소리를 들었다.
분명히 어젯밤에는 허남준도 있었다.
그렇다면 문석진은 왜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는 걸까?
강서윤의 마음속에 의문이 생겼다.
밤이 지나고 아침이 밝았지만 강서윤은 좀처럼 잠에 들지 못했다.
그녀는 문 쪽을 바라보며 은근히 기대했다.
혹시 오늘 회진을 도는 사람이 허남준이면 좋겠다고.
하지만 기대는 곧 큰 실망으로 바뀌었다.
회진 시간이 되자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장수연이었다.
그 순간, 강서윤의 표정이 바뀌었다.
“왜 당신이에요?”
무심코 내뱉은 말에 강서윤은 곧바로 실수를 깨닫고 시선을 돌렸다.
그러자 장수연은 콧방귀를 뀌며 비웃었다.
‘허남준... 그 사람한테 무슨 일이 생긴 걸까?’
그녀는 궁금함과 동시에 혼란스러웠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한편, 허남준은 이미 채청아에게 끌려가 한 카페에 앉아 있었다.
채청아는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남준 오빠, 오빠를 한 번 불러내기가 이렇게 힘들어서야... 이러면 난 어떻게 살아?”
그녀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자 허남준은 살짝 당황하며 얼른 해명했다.
“요즘 병원이 좀 바빠서... 미안해. 오래 기다리게 했네.”
하지만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채청아는 고개를 저었다.
“오빠, 병원이 바쁜 건 저도 알아요. 걱정하지 마요.”
채청아는 그렇게 말한 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가요. 오늘 해야 할 일들이 많거든!”
채청아는 밝게 웃었지만 그 말을 들은 허남준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청아야, 난 병원에 가봐야 해.”
허남준이 조심스레 말을 꺼내자 채청아는 순간 제자리에 얼어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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