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연은 믿기지 않았다. 이 사람들은 문하영을 가족으로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녀의 말에 문하영의 어머니인 장도화가 걸어 나왔다.
“그 계집애가 멋대로 사고가 난 건데 우리랑 무슨 상관이야? 그리고 당신네 병원에서 가족들 동의도 없이 멋대로 치료해 놓고 이게 말이 돼?”
장도화의 뜻은 분명했다. 그들이 인정하지 않는 한 어떤 돈도 줄 수 없다는 거다.
그 말이 끝나자 주변 사람들은 당황해서 눈을 크게 뜨기까지 했다.
“이런 억지가 어디 있어요! 고작 몇만 원도 없어요?”
몇몇 간호사는 굳어버린 채 믿을 수 없다는 표정만 지었다.
이런 사람은 생전 처음 본다.
그 말을 듣고 장도화는 오히려 기고만장했다.
“당신들은 우리를 무시해서 그러는 거야. 병원에서 멋대로 벌인 일이니까 당신들 잘못이지.”
말하며 장도화는 모든 잘못을 병원에 돌렸고 장수연은 그녀의 말에 화가 나서 쓰러지기 직전이었다.
역겨운 사람들.
하지만 이제 와서 뭐라 말하기엔 이미 늦었기에 장수연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직 환자가 깨어나지 않았으니 그전까지 저희도 할 말이 없습니다.”
장수연의 말이 끝나자 앞에 있던 문씨 가문 사람들은 순식간에 입을 다물고 의심이 가득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당신 말이 사실인지 어떻게 알아? 병원에서 무슨 꿍꿍이인지 누가 알겠어. 이때다 싶게 우리한테 돈을 요구할 수도 있잖아.”
말을 마친 장도화는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주변 간호사들을 힐끗 쳐다보았다.
“그리고 당신들은 뭘 멀뚱멀뚱 서 있어? 얼른 우리를 그 애한테 데려가지 않고.”
장도화의 말에 앞에 있던 사람들은 침묵하며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그저 장수연을 바라볼 뿐이었다.
“이제 어떡해요? 정말 이 사람들을 거기로 데려가요?”
“환자 가족이라고요?”
허남준의 말이 끝나자마자 문씨 가문 사람들은 일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우리 딸이야. 사진도 있어.”
말을 마친 장도화가 가족사진을 내밀자 이를 본 허남준도 침묵을 지켰다.
자세히 들여다보던 그는 문득 호기심이 생겼다.
“딸이 이 지경이 됐는데 부모님은 어디 계셨어요? 무슨 일 생길까 봐 걱정되지도 않으세요?”
그의 말에도 앞에 있던 문씨 가문 일가는 조금도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았다.
“그게 뭐가 어때서? 우리가 뭘 잘못한 것도 없는데.”
“여자애 하나가 잘못되기라도 하겠어?”
말을 마친 장도화는 뒤늦게 다시 정신을 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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