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숙이 뭔가 말하려던 그때, 갑자기 위층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강유리는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고 문틈으로 밖을 내다보았다.
그 소리는 점점 더 커졌는데 분명 위층에서 나는 소리였다.
“옮겨라”, “버려라” 같은 단어들이 희미하게 들려오는 순간, 그녀는 마음이 철렁했다.
위층에는 주경민의 방 외에 심자영의 방이 있었는데 심자영이 나간 후 강유리가 들어가 살고 있었다.
설마...
마음속에 한가지 추측이 떠오르자 강유리는 더는 참을 수 없어 문을 열고 뛰쳐나갔다.
그제야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눈치채고 장미숙도 즉시 일어나 그녀를 따라갔다.
복도에 도착하니 방문이 열려 있었는데 메이드들이 물건을 밖으로 옮기고 있었다.
한눈에 보아도 전부 그녀의 물건이었다.
명품 가방 같은 것들이 메이드들에게 함부로 다뤄지는 것을 보니 강유리는 마음이 찢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어 서둘러 달려가 막았다.
“지금 뭐 하는 짓이에요! 누가 내 방에 함부로 들어와 내 물건을 마음대로 건드리라고 했어요!”
강유리는 화가 나서 눈이 빨개졌다.
그녀는 간신히 심자영을 이 방에서 쫓아내고 그녀의 방을 차지해 주경민과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
그런데 그녀의 물건을 옮기다니?
소란스러운 소리에 어르신이 방에서 나왔다.
“내가 시켰다. 무슨 불만이라도 있어?”
강유리는 화가 나서 몸이 떨렸다.
그녀는 어르신을 바라보며 눈이 빨개진 채 억울한 목소리로 말했다.
“할머니, 왜 이러세요? 여긴 제 방이에요. 경민이와 아저씨가 여기 있으라고 했다고요. 아무리 할머니라도 사람을 이렇게 무시하고 제 물건 함부로 옮기시면 안 되죠!”
“네 방?”
어르신은 그녀를 노려보며 싸늘하게 웃었다.
“여긴 자영이 방이다. 도둑이 주인 행세를 해? 정말 뻔뻔스럽구나. 네 어미가 널 제대로 가르치지 못했으니 오늘 내가 대신해서 널 제대로 가르칠 거야. 남의 물건은 탐내지 말아야 한다는 걸 기억해!”
그 말에 메이드들은 이상한 눈길로 강유리를 바라보았다.
당시 심자영의 물건을 옮길 때 그들은 진상을 모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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