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그녀는 주저 없이 다른 남자들을 뒤로하고 주성호를 찾아 돌아왔다.
다행히 그녀는 이 내기에서 이겼다. 이 남자의 마음속에는 항상 그녀가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그녀는 외모 관리가 잘 되어있어 나이가 들수록 더 아름다웠다.
그렇지 않았다면 주성호가 그녀에게 아무리 많은 애정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노쇠한 얼굴을 보며 연민을 느끼지는 않았을 것이다.
주성호는 그녀의 의존적이고 부드러운 태도에 매우 만족스러워하며 즉시 집안의 메이드들에게 물건을 원래대로 돌려놓으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강유리의 방 차례가 되었을 때 메이드들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회장님, 어르신께서는 강유리 아가씨가 아가씨 방에 머물지 못하도록 하셨는데 강유리 아가씨 물건을 다시 옮겨놓을까요?”
주성호는 잠시 망설이다가 어르신이 심자영에게 가진 애정과 강유리와 주경민의 결혼에 대한 태도를 떠올리며 결국 이 문제에 대해 어르신과 대립하지 않기로 했다.
“어르신의 뜻이라면 그대로 따라. 유리 물건은 원래 방으로 옮겨놓고 이전 방은 다시 정리해서 아가씨가 사용하도록 해.”
주성호의 말에 장미숙은 잠시 놀란 표정을 지었고 강유리는 주먹을 꽉 쥐었다.
모녀 둘 다 이 일에 대해 주성호가 자신들을 도와주지 않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특히 강유리는 화가 나서 눈이 빨개졌다.
그녀는 4년을 고생해 겨우 심자영을 그 방에서 쫓아내고 주경민과 가까워질 수 있었다.
그런데 그 늙은이의 한마디 때문에 방을 잃게 되었다니.
이걸 어떻게 받아들인단 말인가?
장미숙은 당연히 자신의 딸을 잘 알고 있었기에 무슨 일이 생길까 봐 서둘러 강유리의 팔을 잡으며 눈짓으로 소란 피우지 말라고 신호를 보냈다.
그러자 강유리는 불쾌하게 그녀의 손을 뿌리치고는 돌아서서 떠났다.
어르신이 아침에 벌인 일도 그녀를 돕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단지 장미숙을 경멸하며 그녀를 견제하려는 것뿐이었다.
만약 정말 그녀를 도우려 했다면 4년 전 주성호가 장미숙을 데려왔을 때 나서서 장미숙 모녀를 쫓아냈어야 했지 지금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었다.
어르신은 단지 악역이 되기 싫어, 또 아들과의 관계가 틀어질까 봐 두려워 그녀의 손을 빌려 일을 처리하려는 것뿐이었다.
이런 것들을 생각하니 추영자의 마음속 차가움은 더 깊어졌고 평소 억눌렸던 성격과 감정이 모두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변호사와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눈 후 추영자는 집으로 돌아가 자료를 준비해 변호사에게 이혼 서류를 작성하게 한 뒤 주성호에게 서명을 받을 생각이었다.
로펌을 나서며 추영자는 조카딸에게 전화를 걸어 이혼에 대해 말할지 고민했지만 한참을 망설이다 결국 전화를 걸지 않았다.
“됐어. 일이 결정되면 그때 말하자.”
추영자는 한숨을 내쉬며 휴대폰을 넣고 심자영에게 전화를 걸 생각을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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