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선생님...”
교장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학교 상황을 대략 아시겠지만 만약 심자영 선생님이 떠나면 아이들은..."
교장은 마음을 다잡은 듯 기부 계약서를 돌려주었다.
"만약 기부금 대신 심자영 선생님을 내보내라고 하신다면, 죄송하지만 받아들일 수 없어요. 심자영 선생님은 좋은 분으로 진심으로 이 아이들을 위해 힘쓰려는 마음을 저는 잘 알고 있지요. 만약 제가 돈 때문에 그런 일을 한다면 심자영 선생님의 열정을 무참히 짓밟는 일이 될 겁니다."
교장은 미소를 지었다.
"비록 우리 학교는 환경이 열악하지만 지금까지 버텨왔어요. 하여 설령 환경을 개선할 수 없더라도 괜찮아요. 아이들의 학습이 더 중요하니까요. 주 선생님, 이해해 주실 거죠?"
주경민은 진지하게 그 말을 들으며 방금 교실에서 본 장면을 머릿속에 떠올렸다.
심자영의 얼굴에는 온화한 미소가 가득했는데 그건 진심에서 나온 것이었다.
그녀의 눈빛은 만족과 활기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런데 자기 사심으로 그녀를 강제로 데려가야 할까?
주경민은 고개를 저었다.
이 생각은 사실 심자영이 단호하게 거절했을 때부터 이미 포기했었다.
오늘 그녀가 수업하는 모습을 보며 그는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걸 확신했다.
최소한 그는 그녀의 선택을 존중해야 했다.
그는 이미 금이 간 두 사람의 관계를 더욱 망치고 싶지 않았다.
아마도 그녀를 지지하는 것이 심자영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를 생각하며 주경민은 교장을 향해 말했다.
"교장 선생님이 오해하셨네요. 그 아일 데려가려는 것이 아니라 단지 그 아이를 좀 더 보살펴 달라고 부탁드리려고 했을 뿐이에요. 자영이는 이곳에 친척도 없고 저도 오래 머물 수 없어요. 그래서 무슨 일이 생기면 알 방도가 없으니 교장 선생님께 부탁드리는 거예요. 자영이에게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제가 도울 수 있도록 연락 주실 수 있을까요? 다른 요구사항은 없습니다.”
이런 일은 주경민에게 처음이 아니었다.
그의 인생 계획에는 이루어야 할 것이 너무 많았다.
특히 성인이 된 후 주성호는 그가 심자영에게 너무 많은 감정과 시간을 쏟지 못하도록 했다.
주경민은 자신과 추영준의 연락처가 적힌 쪽지를 건넸다.
만약 그가 무슨 상황에 처해 연락을 받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추영준의 번호도 적어두었던 것이다.
교장은 엄숙하게 쪽지를 받으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심자영 선생님을 잘 보살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주경민이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자리에서 일어나 작별 인사를 하려는 순간, 교장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주 선생님, 먼 길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으니 점심은 제가 대접할게요. 신 선생님, 심 선생님도 함께 부르세요."
신태욱은 주경민을 힐끔 보았다.
그가 대답하기도 전에 주경민이 먼저 거절했다.
“아니요, 교장 선생님. 제가 학교에 온 건 부디 비밀로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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