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경민은 최대한 조심스럽게 움직이며 가능한 심자영의 피부에 손이 닿지 않도록 시선을 피하며 옷을 갈아입혔다.
다행히 그는 차 안에 여벌 옷을 준비해 두는 습관이 있어 심자영의 젖은 옷을 벗기고 뒷좌석에 있던 운동복을 가져와 그녀에게 입혔다.
이 계절에 운동복은 다소 얇지만 젖은 옷보다는 훨씬 나았다.
하지만 주경민은 갈아입을 옷이 없어 여전히 물이 떨어지고 있었다.
그는 그녀가 또 젖기라도 할까 봐 다시 안을 수 없었다.
옷을 다 입힌 후 그는 담요로 그녀를 감싸주고 조심스럽게 뒷좌석에 눕힌 뒤 손으로 그녀의 어깨와 머리를 받쳐 들었다.
희미한 빛을 빌어 심자영의 창백한 얼굴을 바라보는 주경민의 눈엔 안타까움이 가득했다.
방금 전 상황을 떠올리면 지금도 두려움이 밀려온다/
만약 그때 예감이 없었더라면, 만약 심자영을 찾으러 가지 않았더라면 오늘 밤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다시 심자영을 만났을 때 그녀는 어쩌면 차가운 시체가 되어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곳은 밤에 사람이 지나가지 않는 곳이었고 그녀를 구할 사람도 없었다.
이런 생각에 주경민은 마음이 아프고 깊이 묻어두었던 자책감도 다시 솟아올랐다.
만약 그때 계획을 위해 그녀를 내버려두지 않았다면 심자영이 손을 다쳐 해외가 아닌 이곳에 오는 일은 없었을 것이고 오늘 같은 일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그가 심자영을 이렇게 만든 것이다.
그가 바로 원흉이었다.
주경민이 사람을 안고 들어가자 당직 인원이 다급히 달려왔다.
그 뒤로 진철수가 따라 들어왔는데 그는 워낙 이 지역 사람이라 이곳에 더 익숙했다.
그들은 곧장 의사를 불렀고 의사는 다급히 달려와 주경민 일행을 검사실로 안내한 후 심자영의 상태를 살피기 시작했다.
주경민은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그녀 곁을 지켰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심자영에게서 시선이 떨어지질 않았다.
그의 몸에 입은 옷은 모두 젖어 몸에 달라붙었고 추위로 얼굴이 파랗게 질려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이를 전혀 느끼지 못한 듯 눈에는 오직 심자영만이 있었다.
곧 검사를 마치고 의사가 허리를 펴자 주경민이 급히 물었다.
“의사 선생님, 제 동생 어떻게 됐어요? 왜 아직도 의식을 못 찾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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