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경민은 복도 끝으로 걸어가며 잠시 망설이다가 신태욱에게 전화를 걸었다.
시간은 이미 깊은 밤이 되었다.
전화벨은 10여 초 동안 울린 후에야 받아졌다.
"주 선생님?"
신태욱은 갖 잠에서 깬 듯 목소리에 피로감이 묻어났고 의아함이 느껴졌다. "이렇게 늦은 시간에 전화를 주시다니, 무슨 급한 일이라도 있으신가요?"
“자는 데 전화해서 미안해요. 제가 급히 물어볼 게 있어서요.”
주경민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곧 전화기에 옷이 스치는 소리와 걸음 소리가 들리더니 유리문을 열고 나가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잠시 후에야 대답이 돌아왔다.
“무슨 일인데 이렇게 급하신가요?”
주경민도 한밤중에 남의 휴식을 방해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그저 갑자기 내일 심자영에게 수업이 있다는 걸 떠올렸다.
심자영의 성격상, 그녀는 분명히 학교에 가서 수업을 마치고 나서야 쉬려고 할 것이다.
그는 내일이 되기 전에 이 일들을 미리 처리해두고 싶었다.
게다가 그는 신태욱에게 심자영에 대해 물어보고 싶었다.
“자영이에 관한 일이에요.”
주경민이 진지하게 말했다.
“교장 선생님에게서 듣자니 자영이 처음 장평 마을에 왔을 때 신 선생님이 마중 나가셨다고요? 평소 학교에서도 자주 접촉할 텐데 혹시 자영이가 누군가와 충돌을 일으킨 적은 없었나요? 혹은 누군가 자영이를 해치려고 시도한 적은 없었나요?”
신태욱은 잠시 멈칫하더니 진지한 목소리로 물었다.
“주 선생님, 갑자기 이런 걸 왜 물으시는 거죠? 자영 씨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겼어요?”
“네.”
주경민은 어두운 밤을 내려다보며 감정을 숨긴 채 답했다.
“신 선생님도 알다시피 오늘 자영이가 두 학생 간의 갈등을 해결하느라 늦게까지 학교에 남아 있었다고 했죠. 전 걱정되는 마음에 자영이를 찾으러 나갔어요. 그런데 연못에 빠져 있더라고요. 비록 제가 구해냈지만 아직도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어요.”
“괜찮은 건가요?”
신태욱의 목소리에는 긴장과 걱정이 가득했다.
“차라리 그랬으면 좋겠네요.”
신태욱은 잠시 침묵했다.
이때 주경민이 다시 물었다.
“아까 자영이가 늦게 퇴근한 이유를 물었을 때 신 선생님은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았죠. 혹시 두 아이의 문제는 어떻게 해결된 거죠? 혹시 그 아이들의 부모가 개입한 적은 없어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신태욱은 주경민이 조해성의 부모가 심자영에게 앙심을 품고 그녀를 해친 것이 아닐까 의심하고 있다는 것을 바로 알아차렸다.
하지만 그는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생각했다.
이건 그저 어린아이들 간의 다툼일 뿐이다. 학부모가 선생님의 대처 방식에 불만을 품었다고 해서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극단적인 행동까지 할 리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전에 심자영을 두 번 차로 태워다 준 적이 있었기에 그녀의 출퇴근 길이 어떤지도 잘 알고 있었다.
그 길의 연못 근처 구간은 밤이 되면 거의 인적이 드물었다.
하여 누군가 그곳에 빠지기라도 하면 이 추운 날씨에 생존 가능성이 아주 희박했다.
그는 누군가가 그런 작은 마찰 때문에 사람을 해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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