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심자영은 이 남자의 본처한테 쫓겨 아무도 모르는 이런 곳으로 숨어든 것일지도 모른다.
방지아는 이런 악의적인 추측을 하며 심자영에 대한 질투를 감추려고 손톱을 꽉 깨물었다.
곧 그녀는 다시 미소를 지으며 주경민을 올려다보았다.
“전에 조 선생님한테 들었는데 심 선생님의 가족이 보러 왔다고 하더군요. 그게 혹시 그쪽인가요? 근데 갑자기 왜 학교에 오셨고 왜 심 선생님의 책을 들고 계신 건지?”
그녀는 오전 첫 두 수업이 없는 이유로 이제야 막 학교에 도착해 심자영이 학교에 오지 않았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다.
주경민은 기분이 불쾌했지만 표정을 숨기고 대답했다.
“자영이가 아파서 제가 대신 수업하러 왔어요.”
심자영이 아프다고?
방지아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멀쩡했는데 왜 갑자기 아픈 걸까?
“심 선생님 많이 편찮으신가요? 지금 집에 있어요? 아니면 병원에 갔어요? 수업이 끝나면 혹시 저 데리고 심 선생님한테 가주실래요?”
방지아는 아주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그러자 주경민 얼굴의 냉랭함이 조금 사라졌다.
“자영이 걱정해 줘서 고마워요. 하지만 괜찮아요. 지금은 안정이 필요하니 그저 편히 쉬게 해주세요.”
방지아는 실망스러운 듯 미소가 굳어졌다.
“그렇군요. 그럼 볼일 보세요. 심 선생님이 빨리 쾌차하시길 바랄게요.”
“자영이 걱정해 줘서 고마워요. 너무 심각한 건 아니라 곧 나을 겁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방지아는 그가 자기 연락처를 추가하려는 기미가 보이지 않자 마음이 더 초조해졌다.
그러다 결국 용기를 내어 단호하게 말했다.
“저 혹시, 연락처 교환할 수 있을까요?”
주경민은 그녀를 바라보았고 방지아는 혹시라도 주경민이 오해할까 봐 조마조마한 마음에 서둘러 설명했다.
“다른 뜻은 없고요, 단지 심 선생님이 이렇게 먼 곳까지 오셨는데 낯선 곳에서 가족도 없으시니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기면 제가 연락이라도 드리려고요. 물론 불편하시면 방금 제가 한 말은 못 들은 거로 해주세요.”
방지아의 말은 아주 적절했고 마치 진심으로 심자영을 위한 것처럼 보여 거절하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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