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무슨 말을 해도 소용이 없기에 굳이 답장을 보낼 이유가 없었다.
심자영은 바로 휴대폰을 꺼버렸다.
...
주씨 저택.
강유리는 갑자기 들어온 주성호를 곁눈으로 발견하곤 입력하던 글을 빠르게 지운 뒤 음성 메시지를 보냈는데 한마디 한마디엔 간절함과 걱정이 가득 차 있었다.
출장을 다녀온 주성호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이런 장면을 마주하게 될 줄 생각지도 못했다.
심자영에 대한 강유리의 비굴한 태도에 주성호의 얼굴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게다가 주경민이 아직도 돌아오지 않았고 회사와도 연락을 하지 않았다는 비서의 보고를 떠올리며 주성호의 분노는 더는 억누를 수 없었다.
그는 신발을 갈아신고 넥타이를 풀며 강유리 쪽으로 걸어갔다.
강유리는 분명 알았지만 전혀 보지 못한 척 소파에 앉아 휴대폰을 들고 눈시울을 붉혔다.
“유리야. 누구랑 통화했어? 혹시 자영이야?”
주성호의 목소리가 거실에 울려 퍼졌다.
강유리는 놀란 척하며 얼굴에 없는 눈물을 닦고 빨간 눈으로 주성호를 바라보며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아저씨, 출장 다녀오셨네요."
주성호는 그녀가 코를 훌쩍이는 소리를 듣고, 그녀의 엄마와 닮은 얼굴과 눈가의 눈물 자국을 보며 표정이 더욱 어두워졌다.
“내가 없는 동안 무슨 일이 있었어? 방금 너 울었던 거야?”
강유리는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니 다급히 눈물을 닦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아무 일도 없었어요.”
주경민이 이미 회사에서 실권을 잡지 않았다면 그는 절대로 이런 일을 내버려두지 않았을 것이다.
강유리는 주성호의 말속에 담긴 불만을 알아차리고 눈에 기쁨이 스쳤다.
주경민이 심자영을 찾아갔어도 주씨 가문은 아직 그녀가 주인 노릇할 때가 아니다.
심자영이 떠났다면 그녀는 절대로 심자영에게 주씨 가문으로 돌아올 기회를 주지 않을 것이다. 절대로!
“자영이는 돌아오기 싫대요. 제가 애원했지만 제가 여기 있는 한 절대 안 돌아오겠다고 했어요. 그리고 경민이도 절대 보내지 않을 거래요. 제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어요. 자영이는 왜 절 싫어하는 걸까요? 경민이를 좋아해서 그러는 걸까요?”
강유리는 말실수했다는 듯 다급히 입을 가리고 당황한 표정으로 주성호를 바라보았다.
여자로서 그녀의 직감은 주성호가 심자영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해주었다.
그게 아니라면 어려서부터 키운 조카딸을 왜 주경민과 이어주지 않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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