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야말로 그녀가 원하던 것이었다.
강유리는 장미숙을 바라보며 살짝 몸을 기울여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엄마, 추영자가 이혼을 원하고 있지만, 아저씨가 지금 받아들이지 않으시잖아요? 렇다면 우리가 좀 도와드리는 게 어떨까요?”
“어차피 아저씨는 그 여자를 사랑하지도 않으셔. 이 두 성가신 여자를 완전히 제거해 버리면, 이제부터 우리를 막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예요.”
장미숙은 어두운 표정으로 강유리를 한 번 쳐다보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도 당연히 주성호와 추영자가 이혼하길 바랐다. 하지만 이 말을 직접 꺼낼 수는 없었다.
남자의 감정은 한정되어 있고, 죄책감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면 결국 남자가 지겨워질 게 분명했다.
그래서 그녀는 수년간 이름도 없이, 신분도 없이, 그저 이해심 많은 존재로서 주성호의 곁을 지켰다.
그랬기에 그는 그녀에게 연민과 죄책감을 가졌고, 더욱더 놓지를 못했다.
자신이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 주성호는 스스로 그녀에게 모든 것을 바칠 것이었다.
장미숙은 계속 기다렸다.
추영자가 스스로 견디지 못하고, 먼저 주성호에게 이혼을 요구하는 날을.
그렇게 무려 4년이나 기다렸다.
마침내 그날이 왔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와서 이혼을 거부하는 사람이 주성호라니!
그동안 그녀의 딸만 괴로웠던 것이 아니었다.
그녀 자신도 말할 수 없는 고통 속에서 버텨왔다.
반평생을 걸고 준비한 계획이었다. 이제야 손을 뻗으면 닿을 수 있는 행복을, 그 누구도 빼앗게 놔둘 수는 없었다.
설령 가장 비열한 방법이라도, 필요하다면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
주경민의 연락처를 손에 넣은 후, 방지아는 수업에 전혀 집중하지 못했다.
그녀는 그의 SNS를 끊임없이 훑어보았다.
그리고 곧 그의 게시물에 완전히 빠져들었다.
그녀가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세상이 펼쳐졌고, 볼수록 그녀의 마음속 깊이 숨겨져 있던 불만과 욕망이 자극되었다.
성승윤은 그런 그녀를 위에서 내려다보았다.
그의 눈빛엔 노골적인 탐욕과, 보이지 않게 숨겨진 냉소가 서려 있었다.
“오늘 심 선생이 학교에 안 나왔다며? 대신 정체불명의 남자가 와서 수업을 했다던데, 도대체 무슨 일이야?”
그는 오늘 오전 수업이 없어, 오후에야 학교에 갔다.
주경민을 마주칠 기회는 없었지만, 우연히 들은 이야기가 그의 신경을 곤두세웠다.
심자영이 학교에 나오지 않았고, 대신 정체불명의 남자가 그녀의 수업을 대신했다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들은 순간, 성승윤은 강한 경계심이 들었다.
심자영은 애초에 춘성 출신도 아니고, 이곳에서 아는 사람도 손에 꼽을 정도였다.
그런데 도대체 어떤 남자가 그녀를 대신해 강의를 했다는 걸까…
성승윤의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그날 밤 자신이 심자영을 집까지 바래다줬을 때 문 앞에서 마주쳤던 그 남자였다.
그때 그 남자가 끼어들지만 않았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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