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제 막 열이 내린 상태라 여전히 조금 기운이 없어 보여 주경민은 아직 걱정을 내려놓을 수 없었다.
하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정체가 드러났으니 이젠 직접 그녀를 돌보게 되었다.
“알겠어. 내일 다 돌려보낼게.”
주경민은 순순히 동의하며 애정어린 눈빛을 보냈다.
그의 고분고분한 태도에 심자영은 할 말을 잃었다.
시간을 보니 이미 새벽이었다.
그녀는 어두운 창밖을 힐끗 내다보며 조용히 말했다.
“시간도 늦었으니 난 그만 잘 거야. 오빠도 돌아가서 쉬어.”
“괜찮아, 난 안 졸려.”
주경민은 그녀의 이불을 정리해 주며 덤덤히 말했다.
“나 그냥 여기 있을 거야. 졸리면 잠깐 눈 좀 붙이면 돼.”
예전에 그녀가 아플 때면 주경민은 항상 옆에서 밤을 새워주곤 했는데 그런 습관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았다.
심자영 역시 그때의 기억을 떠올렸다.
참시 침묵하던 그녀는 가슴속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미묘한 감정을 억누르며 그를 올려다보았다.
"나 이제 어린애 아니야. 악몽을 꿨다고 해도 이젠 안 무서워."
애써 강한 척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주경민은 가슴이 저렸다.
어젯밤 악몽에 시달리며 절망스럽고 고통스러워하던 그녀의 모습을 떠올리자 더욱 가슴이 아팠다.
하지만 그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그녀가 필요로 할 때 곁을 지켜주는 것뿐이었다.
그게 전부였다.
“제발 내 말 좀 들어줘. 네가 없으면 난 돌아가서도 잠 제대로 못 자. 그러니 나 좀 안심시켜 줘.”
심자영은 속으로 안도하며 그를 바라보았다.
오늘따라 주경민은 그녀의 말을 참 잘 들었다.
주경민은 그녀를 향해 가볍게 미소를 짓고 문을 향해 걸어가다가 갑자기 몸을 돌렸다.
“자영아, 너희 학교에 방민아라는 선생님이 있지?”
심자영은 순간 놀라 주경민을 바라보며 그가 왜 갑자기 방민아를 언급하는지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 사람 알아?”
그녀는 의아한 눈빛을 보냈다.
그러자 주경민은 잠시 멈칫했다.
그러고 보니 그녀는 그가 학교에 기부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고 더군다나 그가 오늘 그녀를 대신해 수업을 진행한 것도 전혀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입 밖에 낸 말이라 이제 와서 되돌릴 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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