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고 새하얀 천장을 바라보다가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도 모른 채 깊은 잠에 빠졌다.
......
주경민은 차를 타고 거처로 돌아갔다.
샤워를 하며 몸에 밴 담배 냄새를 씻어내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은 후 약을 먹고 잠자리에 들었지만 밤새 뒤척이며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다.
그러다 아침 일찍 일어나 부엌으로 가서 심자영을 위해 아침을 준비했다.
썰어놓은 채소를 냄비에 넣고 끓이기 시작한 후 부엌에서 나와 거실에 놓인 휴대폰을 들고 강도현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자영이를 돌봐줘서 고마워. 병원 쪽은 더는 갈 필요 없어. 내가 잘 돌볼 게.]
그는 강도현의 답장을 볼 생각도 없었다.
어제 강도현이 그의 부탁을 들어주고 심자영을 챙겨준 것은 분명 고마운 일이지만 그는 심자영과 강도현이 과하게 엮이는 걸 원하지 않았다.
이기적이라고 해도 좋고, 소유욕 때문이라고 해도 상관없었다.
주경민은 예전처럼 자신만만하고 거침없던 모습을 잃어버린 지 오래였다.
과거의 그라면 어떤 남자가 나타나든 심자영이 다른 사람에게 눈길을 줄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심자영은 천천히 그의 마음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그녀의 마음속에 언젠가 다른 남자가 자리 잡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만으로도 주경민은 미쳐버릴 것 같았다.
그는 그런 날이 오는 것을 견딜 수 없기에 그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고 싶었다.
주경민은 휴대폰을 내려놓고 기분 좋게 부엌으로 향했다.
그러나 몇 걸음 떼기도 전에 갑자기 휴대폰 벨이 울렸다.
순간적으로 강도현의 전화일 거라 생각했지만 화면에 뜬 발신자명을 보고 그의 미소는 싸늘하게 식어갔다.
그는 전화를 받았다.
“무슨 일이야?”
“대표님, 어젯밤 회장님께서 전화하셨습니다. 전하실 말씀이 있다고 하셔서 연락드립니다.”
추영준은 어젯밤 주성호의 전화를 받은 뒤 밤을 꼬박 새웠다.
곧장 주경민에게 연락해야 한다는 생각은 했지만 너무 늦은 시간에 방해하고 싶지 않아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끝에 겨우 아침이 되어 전화를 건 것이다.
왜 그녀에게까지 책임을 묻는다는 건가?
그러나 그는 주성 그룹의 평범한 직원일 뿐이었다.
비록 속으로는 의문을 품고 있었지만 감히 주성호에게 대놓고 이의를 제기할 수는 없었다.
그런데 주성호는 어떻게 주경민이 심자영을 찾으러 갔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걸까?
보고받은 바에 따르면 주성호는 분명 주경민의 행방을 추적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이때 주경민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쪽 철저히 감시해. 만약 자영이에게 정말 손을 쓰려고 한다면 망설이지 말고 처리해.”
그의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가웠고 눈 속엔 살기가 가득했다.
추영준은 순간 얼어붙었다.
그는 알고 있다.
이들 부자의 관계는 겉으로 보이는 것처럼 화목하지 않다.
하지만… 심자영 때문에 부자간에 돌이킬 수 없는 갈등이 생길 수도 있다는 사실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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