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이라고 말할 건 아니죠."
강도현의 말투는 별로 좋지 않았고 눈가에 경계가 가득했다.
"어떻게 여기까지 찾아온 거예요? 공항에서부터 계속 날 미행한 거예요?"
누굴 미행해? 강도현을?
심자영은 의아해하며 고개를 들었다. 자신보다 머리 반 개가 더 큰 남자를 보며 그녀는 참지 못하고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는 손을 들어 열쇠를 흔들며 강도현의 뒤를 가리켰다.
"저 여기 살아요, 미행한 거 아니에요."
강도현이랑 아는 사이도 아는데 미행해서 뭐 해?
정말 이상해.
심자영은 마음속으로 불만을 토로했지만, 그가 자신을 도와줬었기에 대놓고 표현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녀는 강도현이 너무 이상한 것 같았고 마치 누군가한테 들킬까 봐 두려워하는 것처럼 신비로운 것 같았다.
전에 같이 경찰서로 가지 않았으면 그녀는 강도현이 범죄를 저지르고 시골로 숨어들었다고 생각할 뻔했다.
강도현은 그녀의 말을 듣자 멈칫했고, 집주인이 집을 소개할 때, 옆집이 갓 세가 나갔다고 했었던 게 생각났다. 세입자는 어린 여자애였고 이곳에 봉사하러 온 대학생이라고 했는데 그는 심자영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지금...
강도현은 얼굴에 민망함이 가득했는데 애써 그걸 참으려고 헛기침했다.
"정말 우연이네요, 어딜 가도 만나네요."
심자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게요."
그녀는 지난번에 경찰서에서 헤어지고 나서는 다시는 강도현을 만나지 않을 줄 알았는데, 두 사람이 이렇게 빨리 이웃이 되어버렸다.
강도현은 말문이 막혔고 순간 뭐라고 해야 할지 몰라했다. 심자영의 표정과 말이 아주 자연스러웠기에 그는 그녀가 거짓말했는지 아닌지 구별하기 힘들었다.
강도현은 계속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고 그녀가 집에 들어가서야 시선을 거두었다.
그녀는 자신을 속이지 않았다, 정말 여기 살고 있었다.
이 집은 그가 어제 보러 왔는데, 그때 옆집에 사람이 밖에 나가서 집에 없었다. 그는 집이 새것 같아 보였고 물건도 부족한 게 없는 것 같아서 바로 계약한 것이었다.
오늘 사람을 불러 물건을 장만했는데, 그때도 옆집은 문이 닫혀 있었고 사람도 없었기에 그는 심자영일 거라고 생각도 하지 못했다.
정말 재미있네.
강도현의 눈빛에 후회가 스치는데 갑자기 전화벨소리가 울렸다.
그는 갑자기 짜증을 내더니 휴대폰을 꺼내 바로 꺼버렸다. 꺼버리자마자 문자들이 미친 듯이 울리기 시작했다.
강도현은 쳐다보지도 않고 바로 삭제했다.
심자영은 마당을 힐끗 보고는 뒤돌아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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