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어른이야. 더는 누구한테 의지해야만 살 수 있는 애가 아니라고."
"넌 내가 아니더라도 언제든 내 행방을 알 수 있잖아?"
서서히 어두워지는 심자영의 눈빛을 보며 주경민의 몸이 굳어 내렸다.
알고 있었다, 언젠가 그녀가 이 질문을 할 거라는 걸.
그녀가 정말 성장했다는 것도 알았다, 이젠 그가 없이도 살아갈 수 있다.
주경민이 목구멍까지 차오른 쓴맛을 삼키며 나직이 말했다.
"널 감시하거나 속이려는 뜻은 없어."
"네 동료들을 조사한 건 너한테 사고가 나서야. 누가 널 노릴까 봐 걱정돼서 그래."
심자영이 이런 걸 싫어한다는 걸 안다.
하여 이번에 그녀를 찾아왔을 때, 맨 처음 주변인들 조사를 하지 않았다.
심자영에게 사고가 나기 전까진.
누구의 소행인지 알아내지 못해 그의 주변인들부터 조사했으나, 여전히 그렇다 할 진전은 없었다.
심자영는 잠시 침묵하고 있다. 주경민의 이러는 게 다 저를 위해서라는 걸 안다.
하지만 뒤늦은 관심은 더 이상 필요치 않다.
그녀와 주경민은......
심자영이 시선을 늘어뜨리고 담담하게 말했다.
"나 내일 퇴원해. 너도 이젠 가."
주경민은 자신을 비웃듯 입꼬리를 들어 올렸다.
"네가 말 안 해도 알고 있어."
그 말을 끝으로 더는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병실이 적막으로 뒤덮인다.
......
씻고 나온 추영자는 초인종 소리에 주문한 음식이 온 줄 알았다.
"사모님, 회장님께서 저희에게 반드시 모셔 오라고 명령하셨습니다. 사모님께서 돌아가지 않으시면 저희도 선생님께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그래서, 나 괴롭히러 왔다는 거야?"
추영자가 코웃음을 치며 문을 닫으려 했다.
그녀가 쉽게 협조하지 않을 거라 예상한 듯 경호원이 냉큼 발로 문을 막았다.
추영자는 일생을 호사만 누린 여자다.
어찌 건장한 경호원들과 힘으로 맞설 수 있을까. 안간힘을 써도 문을 닫을 수는 없었다.
"무슨 짓이야?"
그녀가 경호원을 경계 섞인 눈빛으로 바라봤다.
"함부로 들어오면 무단 침입으로 바로 신고할 거야."
추영자는 탁자 위에 놓인 휴대폰을 향해 몸을 비틀었다.
신고까지 언급하자 경호원은 일이 커질까 봐 황급히 그녀를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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