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이 길을 선택한 이상 그는 계속 밀고 나갈 수밖에 없었다.
처음부터 결과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심자영을 찾아왔던 건 충동적인 결정이었다.
결국엔...
주경민은 깊게 숨을 들이쉬며 마음속 짙은 불안감을 억누른 후 휴대폰을 집어넣고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병원 로비에 들어서니 당직실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
주경민은 당직실로 다가가 창문을 톡톡 두드렸다.
밤에는 비교적 한가하기에 책상에 엎드린 채 휴대폰을 보고 있던 간호사는 이내 고개를 들어 올렸다.
며칠 동안 주경민은 거의 병원에서 지내다시피 했기 때문에 병원 의료진 대부분은 그의 얼굴에 익숙해졌다.
간호사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창문을 열고 고개를 내밀어 물었다.
"주경민 씨, 무슨 일 있으세요?"
주경민이 공손하게 물었다.
"부탁드릴 일이 조금 있는데, 지금 괜찮으세요?"
마을 사람들은 일찍 쉬기 때문에 밤에는 병원에 오는 환자가 거의 없어 당직자들은 밤이면 비교적 한가했다.
“네, 그럼요. 출입문은 저쪽에 있으니 제가 열어드릴게요. 안으로 들어오세요.”
말을 마친 간호사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러 갔다.
주경민이 출입문에 도착했을 때 문은 이미 열려있었다.
“실례할게요.”
그는 간호사의 환한 미소를 바라보며 인사를 건넨 뒤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는 에어컨이 켜져 있어 주경민의 몸에 밴 차가운 기운이 금세 사라졌다.
그는 지체하지 않고 심자영의 반쯤 완성한 목도리를 꺼내 들고 물었다.
“저기 혹시... 목도리 뜨개질할 줄 아세요? 저 좀 가르쳐주실래요?”
간호사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주경민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괜찮아요. 제가 직접 하고 싶어서요.”
그 말을 들은 간호사는 부러운 표정을 지었다.
"정말 동생한테 너무 잘하시네요. 알겠습니다. 제가 가르쳐드릴게요."
“고마워요.”
주경민이 웃으며 인사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창가 쪽에 나란히 앉았고 주경민은 간호사가 가르쳐주는 대로 집중해서 따라 배웠다.
다행히도 간호사가 두 번 가르쳤을 뿐인데 주경민은 곧장 익힐 수 있었다.
“와, 이렇게 빨리 배우는 사람 처음 봐요."
간호사가 감탄하며 말했다.
"예전에 학교 다닐 때 남자 동급생들한테 가르쳐봤는데, 몇 번을 해도 못 하더라고요. 근데 주경민 씨는 금방 배우셨네요. 게다가 정말 예쁘게 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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