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자영은 살짝 멍해졌다가 강도현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는데 마침 차에서 내리던 주경민이 그 미소를 보고 말았다.
그는 심자영의 밝은 미소를 멍하니 바라보며 그 자리에 굳은 듯 서 있었다.
마음속엔 마치 불을 지핀 듯 뜨거운 질투가 심장 깊숙한 곳에서부터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는 심자영이 마지막으로 그에게 이런 미소를 보여준 게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심자영이 그가 아닌 다른 남자에게 미소를 지었다는 이유만으로 질투라는 감정을 느끼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하여 더 생각하고 싶지도 않았다.
만약 언젠가 심자영이 다른 남자를 선택한다면, 그는 그가 미쳐버릴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니 그건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다.
강도현은 시선을 심자영에게 고정한 채, 저도 모르게 긴장한 채로 꼿꼿이 자세를 바로잡았다.
심자영이 자신에게 미소 지은 순간, 그는 순간적으로 입술을 꼭 다물며 어쩔 줄 몰라 했지만 붉게 달아오른 그의 귓불이 그의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었다.
그러다 심자영에게 인사를 하려던 찰나, 심자영은 이미 고개를 숙여버렸다.
눈가에 맺힌 웃음을 거두는 그때, 강도현은 그제야 심자영 목에 걸린 목도리가 자신이 선물한 것이 아니라는 걸 알아차리고 살짝 실망한 표정을 지었지만 심자영은 이를 눈치채지 못했다.
그녀는 몸을 숙여 차 안에 있는 짐을 꺼낸 후 트렁크를 열기 위해 걸음을 옮기려 했다.
그때, 한 손이 불쑥 뻗어왔다.
“짐은 내가 꺼낼 테니까 넌 먼저 문 열어.”
“그래.”
심자영은 열쇠를 받아 들고 문을 열러 갔다.
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답답하고 화가 섞인 듯 말했다.
“이까짓 싸구려 차 한 대 가지고 나한테 이렇게까지 선 그어야겠어? 예전엔 안 그랬잖아, 자영아. 예전엔 뭐든 다 내게 먼저 말했는데 지금은 넌 힘들어도 나한텐 말 한마디 안 하고 혼자 참으려 하잖아. 너 그 추운 날, 낡은 스쿠터 타고 출근하는 거 내가 봤을 때 기분이 어땠을 거 같아? 너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내가 너 힘들게 한 적 있었어?
게다가 넌 원래 추위도 많이 타잖아. 차가 있으면 출퇴근길도 훨씬 덜 춥고 내가 보기에도 마음이 좀 놓일 것 같아서 그랬어. 네가 여기저기 일 보러 다닐 때도 훨씬 편할 거고.”
주경민은 마지막엔 마치 유혹이라도 하듯 부드럽고 애틋한 말투로 말을 이어갔다.
그는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었다.
그 혹한의 겨울날, 심자영이 빨갛게 언 손으로 스쿠터를 타고 출근하던 모습을 말이다.
그녀는 그가 날개 밑에 감싼 채 애지중지 아껴 키운 공주님이었다.
여태 손에 물을 묻힌 적도 없는 그렇게 귀한 여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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