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호는 문을 두드렸다. 세게 두 번이나 두드렸지만 목소리만은 유독 부드러웠다.
"영자야, 나야. 아직 자고 있어? 문 열어줘."
말을 마친 뒤 잠시 기다렸지만 안에서는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순간 주성호의 미소는 서서히 사라지더니 눈매에 어두운 빛이 스쳤다.
주성호는 목소리를 낮추고 말했다.
"깨어 있는 거 다 알아. 괜히 날 더 화나게 하지 마."
잠시 침묵을 지키던 그는 차가운 협박을 담은 목소리로 덧붙였다.
"문을 잠갔다 해도 내가 들어갈 방법은 얼마든지 있어."
문 하나를 사이에 둔 채 추영자는 침대에 누워 있었는데 커튼이 꽉 닫힌 방 안은 어두침침한 것이 불도 꺼져 있었다.
주성호의 협박 섞인 목소리에 그녀는 이불로 머리를 덮으며 짜증 섞인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주성호는 또다시 30초 정도 기다렸으나 안에서는 여전히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았다.
결국 그는 마지막 남은 인내심마저 바닥났는지 얼굴을 굳히며 입을 열었다.
"이건 네가 자초한 일이야. 문 열지 않으면 사람 시켜서 부수고 들어간다."
말을 끝낸 주성호는 추영자의 대답도 기다리지 않은 채 바로 사람을 부르러 가려고 했다.
그러다 몇 걸음도 채 떼지 못한 그때, 등 뒤에서 갑자기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추영자가 밀어내며 저항했지만 추성호는 절대 허락하지 않는다는 듯 그녀의 목덜미를 움켜쥐고 억지로 입을 맞췄다.
추영자는 눈을 크게 뜬 채 격하게 몸을 뒤척이며 키스를 거부했지만 그녀의 반항은 오히려 그의 소유욕과 분노만 더 자극할 뿐이었다.
그는 그녀의 허리를 거칠게 끌어안고 아무리 발버둥 쳐도 놓아주지 않았으며 오히려 더욱 깊이 입을 포갰다.
입술과 혀가 얽히며 주성호의 숨결은 점점 거칠어졌고 눈에는 짙은 욕망이 타올랐다.
그는 그녀의 허리를 감싼 채 더욱 거칠고 탐욕스럽게 키스를 이어갔고 추영자의 얼굴엔 치욕과 분노가 뒤섞였다.
그리고 남자의 혀가 다시 들어오려는 순간, 그녀는 이를 악물고 그의 혀를 세게 깨물었다.
순간 달콤하면서도 짭조름한 피 냄새가 두 사람 사이에 퍼지자 주성호는 얼굴을 찌푸리며 고통에 몸을 젖히더니 반사적으로 그녀를 놓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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