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영자는 복잡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난 네가 생각이 있는 줄 알았어, 자영이가 너한테... 자영이가 집에서 나간 건 너한테도 그렇고, 걔한테도 그렇고 모두 잘된 일이야."
주경민은 갑자기 기대가 생겨 추영자를 빤히 바라보았다.
"아줌마가 나가라고 한 거죠? 자영이가 어떻게 주씨 저택을 떠나고 절 떠날 생각을 했겠어요? 이건 분명 자영이 뜻이 아닐 겁니다!"
추영자는 눈빛이 더욱 복잡해졌고, 멈칫하고는 주경민을 빤히 바라보았다.
"중요해?"
"네?"
주경민이 멈칫했다.
추영자는 깊은숨을 내쉬었다.
"누구의 뜻으로 한 일인지가 중요하나고, 자영이는 이미 떠났어, 무슨 뜻인지 너도 알 거야."
"몰라요!"
주경민은 갑자기 소리 질렀다.
"가기 전에 왜 제 생각 안 물어봤는데요, 왜 저한테 안 알려줬는데요? 한마디 상의도 없이 갑자기 사라져 버리면 전 어떡해요?"
추영자는 주경민이 모습을 보며, 진작에 예상했던 느낌이 점점 더 강렬해졌다.
그녀가 두 아이가 크는 걸 봐왔기에, 주경민이 자영이한테 신경 쓰고 자영이를 아끼는 걸 당연히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주경민의 옆에 강유리가 나타난 후로 모든 게 변했다.
심지어 나중에는 그녀까지도 주경민이 자영이한테 감정이 있는지 없는지 구별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거의 미쳐버릴 것 같은 주경민을 보며 그녀는 드디어 알게 되었다. 어쩌면 주경민이 자영이에 대한 감정은 변한 적이 없다는 걸 말이다. 그저 숨기는 걸 배웠고 너무 깊이 숨겨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다는 걸 말이다.
예전 같았으면 두 아이가 원하는 대로 돼서 추영자가 아마 기뻐했을 것이다.
"경민아, 내가 너랑 자영이 크는 걸 지켜봤어, 그동안 너랑 자영이를 모두 내 친자식처럼 생각했어. 자영이를 네가 키웠다는 거 알아, 네가 자영이를 위해 많은 걸 바쳤어, 자영이의 존재가 이미 너한테는 습관이고 책임이 돼버려서 마음을 놓지 못하는 것도 정상이야."
"하지만 자영이가 이젠 스물둘이야, 더는 어린애 아니야, 너도 자기 인생을 살아야 하고. 이미 강유리랑 약혼하기로 결정했으니까 자영이 보내줘, 계속 여기 남아도 자영이는 난감하고 힘들 거야, 너도 그걸 보고 싶지 않잖아."
"지금 만나도 뭐가 달라지겠어? 자영이가 너랑 다른 사람의 행복을 강제로 보게 할 거야? 사흘 뒤에 너랑 강유리가 약혼식을 올릴 거야, 주경민, 잘 생각해, 이런 타이밍에 이상한 생각 갖지 마!"
그녀의 경고는 주경민한테 번개처럼 들렸다. 그는 자신이 계속 잘 숨겼다고 생각했는데, 추영자는 진작에 그가 심자영한테 이상한 감정을 느낀다는 걸 눈치챈 것 같았다.
그는 고통스럽게 부들거리며 일어섰고, 얼굴이 백지장처럼 창백하고 초췌했다. 가슴속 깊이 솟구친 고통이 그를 완전히 삼켜버릴 듯했다.
그는 절망스럽게 얼굴을 막았고 눈물을 줄줄 흘렸고, 누군가 큰 손으로 심장을 꽉 잡고 있는 듯 숨이 막혔고 아파서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주경민은 추영자가 자신한테 한 말이, 그녀의 뜻인지 아니면 심자영의 뜻인지 감히 상상할 수 없었다.
그는 당장 이 사무실을 뛰쳐나가고 싶었지만 그렇게 할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이 떠나면, 다시는 심자영의 소식을 들을 수 없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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