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방관자로서 서인우는 두 사람의 변질된 남매간의 정을 더 일찍 알아챘다.
그러나 하필 두 사람은, 한 사람은 마음을 대놓고 표현했고 한 사람은 피하기 바빴다. 그는 두 사람이 분명 서로를 신경 쓰는데 왜 이렇게 됐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리고 갑자기 튀어나온 강유리, 서인우는 주경민이 그녀를 왜 그렇게 신경 쓰는지도 이해되지 않았다. 심지어는 그녀를 위해 한 번, 또 한 번씩 심자영한테 차갑게 대하는 게 이해되지 않았다.
심자영과 관련된 일이라면 주경민은 친구들이라도 전혀 봐주지 않았다.
그는 몇 년 전에, 같이 놀던 친구들 중 한 명이, 술에 취해서 심자영한테 헛소리 몇 마디 했는데, 주경민이 바로 화를 내면서 그를 때리고 내던졌던 걸 기억하고 있었다.
나중에 그 사람이 서서히 업계에서 사라졌고 완전히 찾을 수 없었다.
주경민은 심자영을 자신의 목숨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는 그때 두 사람이 이렇게 될 줄 생각도 못했다.
그러나 서인우가 회상해 보니 또 모든 건 이미 예정된 것 같았다. 누구라도 십 년을 계속 쫓아다녔는데 아무 반응도 없고, 심지어는 다른 사람과 결혼하겠다고 하면 지치기 마련이었다.
그래서 심자영이 떠난 게 서인우는 너무 놀랍지 않았다.
오히려 주경민 때문에 더 놀랐다.
주경민은 종래로 줏대 없이 흔들리는 남자가 아니었다. 그가 다른 여자와 약혼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분명 신중하게 생각하고 내린 결정이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후회하고,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주경민답지 않았다.
적어도 서인우가 전에 알던 주경민답지 않았다.
강유리 때문인가? 아니면 주경민 때문에?
주경민은 사실 강유리가 그저 도화선일 뿐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진짜 이유는 심자영이 너무 실망했고 마음을 접은 것이었다. 그리고 그 장본인이 바로 주경민이었다.
그의 오만이 오늘의 상황을 만든 것이었다.
후회해? 마음이 아파?
다만 주경민이 그의 친구였기에 그는 주경민이 이런 것 때문에 퇴폐해져서 고통스러워하는 걸 보고 싶지 않았다.
"사실 네 말이 맞아, 네가 무조건 구해줘야 하는 의무가 없잖아? 아무도 그런 사고를 원치 않아. 하지만 주경민, 모든 책임을 혼자 떠안지 마, 이렇게 자신을 몰아세우지 말라고."
제일 중요한 건, 서인우가 주경민이 몸이 망가질까 봐 걱정하는 거였다.
주경민은 쓴웃음을 하고 고개를 저었다.
"잘못한 건 잘못한 거야, 아무리 핑계를 대도 준 상처가 사라지지 않아."
서인우는 침묵했고 뭐라고 해야 할지 몰랐다.
그는 주경민을 바라보다가 한참 지나서야 말했다.
"내가 계속 찾아줄 수 있어, 하지만 모레가 너랑 강유리가 약혼하는 날이잖아. 빨리 출발 안 하면 늦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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