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또 비가 내렸기에 아침에 심자영이 일어났을 때, 기온이 떨어진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두꺼운 옷을 꺼내 입고 아래층으로 내려가 마와 살코기로 죽을 끓여 준비를 마치고는 옆집으로 향했다.
강도현이 깼는지 안 깼는지 알 수 없었기에 심자영은 바로 들어가지 않고 문 앞에서 그한테 문자를 보냈다.
십 여초가 지나자 음성통화가 걸려왔고 심자영이 받았다.
"일어났어요? 지금 집 밑에 있어요."
"그냥 들어와요."
강도현은 힘이 없어 보였고 목소리가 어젯밤보다 더 쉬어 보였다.
"네."
심자영은 전화를 끊고 문을 열고 들어갔다.
방에 들어가기 전 그녀는 노크를 했고 강도현이 들어오라고 해서야 문을 열었다.
"열 내렸어요?"
심자영은 도시락통을 들고 들어가며 물었다.
강도현은 잠옷을 입고 침대에 앉아 있었는데 얼굴부터 목까지 모두 새빨갰고 아주 힘들어 보였다.
심자영은 그의 상태를 보자 무심코 미간을 찌푸렸고 그한테 다가가서 손으로 그의 이마를 짚었다.
체온계가 없었기에 하는 수 없이 손으로 재야 했다.
강도현은 다른 사람이 자신을 만지는 게 익숙지 않았기에, 심자영의 차가운 손이 그한테 닿았을 때, 그는 무의식적으로 몸이 굳어졌고 자기도 모르게 입술을 오므리고 시선을 피했다.
"어제보다 더 심해진 것 같은데요."
심자영은 복잡한 표정을 하고 손을 내려놓았다. 손에 닿은 온도가 분명 어제보다 더 뜨거웠다.
"나중에 약 안 먹었어요?"
강도현은 기침을 하며 말했다.
"먹었어요."
심자영이 테이블에 있는 약을 보았는데 확실히 몇 알이 적어졌다.
전화가 십 초가 넘게 울려서야 상대방이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태욱이 찾으세요?"
심자영은 멈칫했다, 수화기 너머로 부드러운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난번에 신태욱의 차에 탔을 때, 그가 와이프가 있다고 했었던 게 생각났다.
"안녕하세요, 사모님, 전 신 선생님 학교 동료입니다, 도움이 필요해서 그러는데 혹시 전해주실 수 있을까요?"
신 사모님이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네."
이윽고 심자영은 그녀가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
"태욱아, 전화 왔어."
거리가 멀어 보이는 곳에서 신태욱의 소리가 들렸고 바로 휴대폰을 건네받은 것 같았다.
"자영 씨? 무슨 일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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