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준비했고, 손님들도 다 왔는데 네가 취소한다고 하면 하는 거야?"
주성호는 화가 치밀어 올라 혈압까지 올라갔고 수화기에 대고 소리쳤다.
"넌 체면이 안 중요할지 몰라도 난 안 돼, 무슨 이유로 약혼하러 안 왔는지 상관없어, 하지만 결과를 잘 생각해. 유리는 내가 인정한 며느리야, 네가 동의 안 한다고 해도 절대 변하지 않을 거야!"
추영자는 놀라서 주성호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이 남자가 장미숙 모녀를 편애하는 걸 알았지만, 그 모녀를 위해 하나뿐인 자기 친아들까지 협박할 줄은 몰랐다.
"됐어, 주성호."
추영자는 실망에 차서 휴대폰을 빼앗고는 바로 전화를 끊고 고개를 들어 주성호를 쳐다보았다.
"정말 얘네 모녀를 그렇게 챙기고 싶으면 내가 자리 비켜줄게, 우리 이혼해, 아이들 행복을 희생해서 네 이기적인 마음 채우지 말라고!"
심자영이든 주경민이든, 십몇 년 같이 살았기에 추영자는 진작에 그들을 자신의 친자식이라고 생각했다.
자기 자식을 그렇게 괴롭히는 걸 두고 볼 엄마는 없었다.
"뭐라고?"
주성호는 믿을 수 없었고 너무 몰라서 목소리까지 갈라졌다.
"나랑 이혼하겠다고?"
"그래, 주성호, 너랑 이혼할 거야."
추영자는 주성호의 눈을 빤히 바라보며 단호하게 다시 말했다.
자영이가 떠나고 나서 그녀는 계속 이 일을 고민하고 있었는데 완전히 마음을 먹지 못했었다.
그러나 지금, 그녀는 더는 망설이고 싶지 않았다. 주성호는 그 모녀한테 미쳤고 주경민까지 희생할 수 있었다.
"평소 화를 좀 내는 건 봐줄 수 있어, 부부 사이에 재미라고 생각할 수 있어, 하지만 선 넘으면 재미없어."
"장난하는 거 아니야, 주성호, 그동안 많이 생각했어. 우리 결혼은 처음부터 잘못된 거야, 차라리 지금이라도 손해를 줄여야지, 잘못을 바로잡아야 해. 이혼하면 쟤랑 결혼할 수 있잖아, 네가 원하던 거 아니었어?"
"그렇게 해주겠다는데 뭐가 불만이야?"
추영자의 비꼬는 말투와, 마치 주성호의 더러운 마음을 꿰뚫어 보았다는 눈빛에 주성호는 아주 불편했다.
심지어는 추영자의 눈빛을 직시할 수 없었다.
"동의 못 해, 꿈도 꾸지 마!"
주성호는 말을 마치고 추영자의 앞을 재빨리 지났는데, 뒷모습이 왜인지 도망가는 느낌이었다.
장미숙은 제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그녀는 일이 자기가 예상한 대로 흘러가지 않을 줄 몰랐다. 분명 주성호가 자신을 좋아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평소에 자신을 많이 신경 써 줬는데, 자신을 위해 추영자와 이혼하지 않는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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