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대체 저한테 무슨 오해가 있는지 모르겠네요, 왜 처음 보시자마자 저랑 제 엄마를 이렇게 모욕하시는 건지 모르겠어요."
"저희가 출신은 좋지 않아요, 주씨 가문처럼 돈이 많은 게 아니에요, 하지만 기본적인 자존심은 저희도 있어요. 만약 저희가 어르신한테 실수했다면 바로 말씀해 주세요, 이렇게 대놓고 비꼬면서 사람을 모욕하지 마시고요!"
강유리는 아주 번듯하게 말했지만 결국 눈시울을 붉혔고 눈물을 흘릴락 말락 하면서 고집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녀의 진짜 모습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분명 넘어갔을 것이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20년 전 어르신은 이미 그녀의 친엄마 장모숙이 어떤 여자인 줄 알았기에 그녀의 말 몇 마디에 생각을 바꿀 리가 없었다.
"말 참 잘하네, 하지만 내 손자 꼬실 생각도 하지 마."
어르신은 콧방귀를 뀌었고 사람을 꿇어버릴 것 같이 날카로운 눈빛을 하고 있었다.
장미숙은 계속 옆에 서서 아무 소리도 내지 못했고 어르신이 그녀한테 시선이 닿았어도, 찔려서 감히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가 친엄마한테 괴롭힘 당해서 아무 말도 못 하고 심지어는 몰래 눈물을 훔치는 모습에 주성호는 순간 마음이 아파 났고 그녀의 앞을 막아섰다.
"그만해요, 엄마, 그만 좀 하세요. 일이 지나간 지 이렇게 오래됐는데 아직도 따질 거예요? 미숙이랑 결혼하지 않겠다고 했던 약속 지켰잖아요, 그냥 모녀를 보호해주고 싶어서 민이랑 유리가 알게 하고 만나게 하려던 거예요."
"게다가, 이건 엄마 손자가 원한 겁니다, 강제로 유리랑 결혼하라고 한 적 없어요. 두 아이가 사이가 좋아서 약혼을 결정한 겁니다. 이러시면 나중에 다른 사람들이 우리 주씨 가문을 어떻게 생각하고 유리를 어떻게 생각하겠어요?"
"적당히 좀 하세요."
주성호의 얼굴에는 짜증이 섞였다.
어르신은 아들을 바라보는 눈빛에 실망이 가득했다.
그녀가 주경민을 포기하고 새로운 사람을 물색해도, 사람들은 오늘 어르신이 그들 모녀를 모욕했던 말을 모두 기억할 것이고 그녀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었다.
그건 마치 굴욕스러운 라벨처럼, 거머리처럼 그녀의 몸에 붙어 영원이 씻어지지 않을 것이었다.
나중에 그녀가 당당하게 주경민과 결혼해서, 주성 그룹의 사모님이 되어야만 오늘의 굴욕을 완전히 씻어낼 수 있었다.
손님들은 수군거리고 싶었지만 주씨 가문이 이 구역에서는 최고급 재벌이었기에 아무도 감히 대놓고 주씨 가문을 건드리지 못했다.
그래서 어르신이 말하자 다들 그저 오늘의 연회를 평범한 사교로 생각했다.
무대의 불빛이 비추면서 무대에 있던 추영자와 어르신 말고, 세 사람의 표정은 극도로 어두웠다. 그러나 일이 이미 결정 났다. 주성호는 자신이 어르신을 이길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하는 수 없이 분노를 참고 손님들을 접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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