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승 연애의 시작 นิยาย บท 114

상반신을 탈의한 정승진은 이가인이 뭐라 말을 할 틈도 주지 않고 대뜸 입술부터 부딪혀왔다.

이가인은 고개를 옆으로 돌리는데도 계속해서 쫓아오는 그의 입술에 결국 손을 뻗어 있는 힘껏 그를 뒤로 밀었다.

그러자 정승진이 짧게 신음하며 말했다.

“나 손 아파.”

그 말에 이가인은 멈칫하더니 스르르 힘을 풀며 거의 아이가 밀치는 수준으로 정승진의 팔을 잡았다.

엉망으로 얽혀있던 입술이 드디어 떨어진 후 정승진은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채로 변기 커버 위에 앉았고 이가인은 어느새 하의가 실종된 채 그대로 그의 다리 위에 몸을 맡겼다.

익숙한 것이 몸을 비집고 들어온 순간 이가인은 정승진의 어깨에 자연스럽게 팔을 둘렀고 정승진은 다친 손으로 가볍게 그녀의 허리를 잡았다.

이가인은 새어 나오려는 신음을 애써 참으며 입술을 꽉 깨물었다. 얼마나 세게 물었는지 피가 다 날 정도였다. 그리고 정승진은 그런 그녀의 목에 얼굴을 파묻으며 달뜬 목소리로 말을 내뱉었다.

“하... 닿고 싶어 죽는 줄 알았어.”

이가인은 그 말에 순간 이러면 안 된다고, 이렇게 쉽게 그를 용서해주면 안 된다며 움직임을 멈췄다.

하지만 그녀가 이만 일어나려던 그때 정승진이 갑자기 두 팔로 그녀의 몸을 감싸며 다시 자기 품으로 끌어당겼다. 힘을 너무 세게 준 탓에 빨간 피가 붕대를 뚫고 바닥에 뚝뚝 흘러내렸다.

“너 손이...!”

이가인은 깜짝 놀라 얼굴이 다 하얗게 질려버렸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정승진은 마치 통증을 못 느끼는 사람처럼 계속해서 움직임을 가하며 그녀의 귓가에 다 잠긴 목소리로 속삭였다.

“이대로 나 버리고 가면 이 손 두 번 다시 쓸 수 없게 망가트려 버릴 거야.”

띠띠띠띠띠.

시끄러운 알람 소리와 함께 이가인은 천천히 눈을 떴다. 너무 격정적인 꿈을 꾼 탓인지 개운하기는커녕 피곤한 느낌만 들었다.

그녀는 비몽사몽한 상태로 침대에서 일어난 후 조용히 화장실로 가 팬티를 손빨래하고 이내 새것으로 갈아입었다.

주연진은 딸을 위해 근처 분식집에서 뜨끈한 국수를 사왔다.

이가인은 국수 한 그릇을 말끔히 다 비운 후에도 여전히 허기가 가시지 않는지 집 앞 편의점으로 들어가 삼각김밥과 핫바, 그리고 빵까지 샀다. 사실 과자도 사고 싶었지만 그러면 너무 많이 먹는 것 같아 과자는 다음을 기약하며 다시 내려놓았다.

이가인은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삼각김밥과 핫바를 다 먹어치웠고 그 덕에 버스에 올라탔을 때 더부룩함에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다.

병원.

이가인이 간호스테이션 쪽으로 다가가자 젊은 간호사들이 먼저 인사를 건네왔다.

“좋은 아침이에요.”

“좋은 아침이에요. 정 교수님은 좀 어때요? 어제저녁에는 별일 없었어요?”

이가인이 물었다.

정승진은 이에 힘겹게 오른손을 들며 손등으로 칫솔을 고정하려는 듯 몸을 이리저리 꺾었다.

그 모습을 본 이가인은 짧게 한숨을 쉬더니 결국에는 다시 칫솔을 가져와 대신 양치질을 해주기 시작했다.

두 사람의 거리가 생각보다 가까웠던 탓일까, 이가인은 시선을 움직이다 정승진과 눈이 마주치고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숙였다.

야릇함 따위 일도 없는 행동에 이렇게까지 심장이 뛸 줄은 몰랐기에 그녀는 지금 무척 당혹스러웠다.

전동칫솔이 움직이는 2분 동안 정승진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가인은 2분이 오늘따라 매우 길게 느껴졌다.

잠시 후 드디어 2분이 다 되고 정승진은 고개를 숙인 채 입안을 깨끗하게 헹궜다.

이가인은 양치질이 다 끝났는데도 고개를 계속 숙이고 있는 그를 이상하게 바라보다 정승진이 클렌징폼을 톡톡 두드리고서야 그가 세안해줄 것도 원한다는 것을 알아챘다.

이가인은 조금 거친 손길로 그의 얼굴을 구석구석 닦았다. 그러고는 이제 슬슬 클렌징폼을 짜내려는데 갑자기 화장실 문이 벌컥 열렸다.

이가인은 깜짝 놀란 얼굴로 문밖의 사람들을 바라보았고 그 사람들 역시 눈을 동그랗게 뜬 채로 그녀와 정승진을 번갈아 보았다.

‘누구세...’

이가인이 누구냐고 물으려는 그때 갑자기 정승진이 고개를 돌리며 그녀가 경악할 만한 호칭을 내뱉었다.

“엄마,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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