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화가 나 있었다 해도 정승진의 말을 듣자 이가인은 주먹을 꽉 쥐고서야 터져 나오는 웃음을 간신히 참아낼 수 있었다.
입만 열면 웃음이 터질 것 같아 이를 악물었다.
정승진이 다시 한번 떠보듯 물었다.
“아니면 바닥에 엎드리게 할 거야? 절이라도 하라고?”
이가인은 눈을 꼭 감았다. 이미 머릿속에 그 장면이 떠올라버렸다. 하여 입안의 살을 세게 깨물며 다짐했다.
‘참아, 참아야 해, 절대 웃으면 안 돼!’
그러다 결국 눈물이 찔끔 맺혔다.
정승진은 이를 내려다보더니 더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울지 마... 멍! 멍!”
갑자기 그는 개 흉내를 내며 두 번 짖었다.
이가인은 눈을 번쩍 뜨며 황당하다는 듯 쏘아붙였다.
“너 정신 나갔어?”
“아니, 나한테 개처럼 굴라고 한 거 아니었어?”
이가인은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내 말은... 좀 꺼지라고!”
그런데도 정승진은 느긋하게 말했다.
“그러니까 말해 봐. 나더러 기어가라는 거야?”
혈압이 확 솟구쳤다. 순간적으로 산소가 부족한 것처럼 숨이 차오르고 머리가 핑 돌았다.
그 모습을 보고도 태연하게 바라보던 정승진은 참지 못하고 그녀의 입술을 덥석 덮쳐버렸다.
입안에 불청객이 느껴지는 순, 이가인은 반사적으로 때리려 했지만 이미 익숙한 듯 정승진이 먼저 그녀의 팔을 붙잡고 문에 밀어붙였다.
집에서도 그렇게 하더니 병원까지 와서도 똑같은 짓을 하고 있었다.
몸을 움직일 틈조차 없었다. 순간적인 결심으로 이가인은 그의 혀를 세게 깨물었다.
“음...”
정승진이 미간을 찌푸리며 신음했지만 그것은 고통을 느껴서라기보다는 다른 결의 소리였다.
대낮부터 이런 소리를 듣게 될 줄은 몰랐기에 이가인은 놀라서 본능적으로 입을 뗐다.
“씁...”
정승진이 혀를 빼며 입안의 불필요한 침을 삼켜 내렸다.
아직도 팔이 붙잡힌 상태였던 이가인은 눈을 부릅뜨고 쏘아봤다.
“손 안 놔?”
정승진은 태연하게 말했다.
표정 관리를 하려 했지만 이가인의 얼굴은 자신도 모르게 어두워졌다.
또다시 그를 찌른 사람이 떠올랐고 의료용 면봉으로 혈흔을 닦아내던 손이 멈칫했다.
어젯밤이 떠올랐다.
어제 최대한 조심하려고 했음에도 오히려 정승진 본인이 실수로 이가인이 왼손을 스치게 하는 상황을 몇 번이고 만들어냈다.
“이 피, 어젯밤에 난 거야?”
정승진이 담담하게 답했다.
“아니.”
이가인은 새 면봉을 집어 들며 시선을 내리지도 올리지도 않은 채 말했다.
“앞으로 왼손으로 아무것도 하지 마. 힘도 주지 마. 아침밥도 네가 살 필요 없어.”
정승진은 갑자기 위기감이 들어 다급한 어조로 말했다.
“괜찮아. 긴장할 필요 없어. 이 정도 피는 어제 약 갈 때 살짝 난 것뿐이야.”
“손 다 나을 때까지 나 귀찮게 하지 마.”
이 말을 듣는 순간 정승진이 반사적으로 손을 거두었다.
그리고 진심으로 다급한 표정이 되었다.
“엎드리라면 엎드릴게. 기어가라면 기어갈게. 근데 이걸로 벌주는 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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