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인은 그의 제안을 바로 거절했지만 주연진이 돌아올 때까지 그와의 대화를 멈추지는 않았다.
“이모는 좀 어때요?”
“꽤 심하게 다친 건지 발목이 퉁퉁 부었어. 의사가 그러는데 당분간은 집에서 가만히 휴식만 하래. 그래서 당분간은 내가 점심마다 가서 지훈이랑 네 이모부 점심밥을 책임지려고. 전에 나 수술할 때 너희 이모가 나 돌보느라 고생했으니까 나도 이번 기회에 갚아야지.”
지훈이는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이 된 셋째 이모네 막내아들이었다. 마지막 스퍼트인 만큼 셋째 이모와 이모부는 모든 신경을 전부 다 막내아들에게 쏟아부었고 삼시 세끼 모두 건강식으로 챙겨주었다.
“지훈이가 12시 15분쯤에 학교에서 돌아온다고 하니까 11시쯤에 출발해서 이것저것 차려주면 될 것 같아. 너랑 승진 씨 먹을 점심은 차려주고 갈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나 내일부터 휴가니까 같이 가요.”
주연진은 아니라며 손을 흔들었다.
“됐으니까 휴가는 너 기력 보충하는 데나 써. 이모한테도 너 휴가라는 거 말 안 했어. 그리고 너 휴가라는 거 알면 바로 너 남자친구 만들어주겠다며 난리를 칠 거야.”
이가인은 남자친구란 말에 몇 분 전까지 함께 톡으로 대화를 나눴던 남자의 얼굴을 떠올렸다.
“알겠어요. 그럼 내일 아침에 과일이라도 사다 놓을 테니까 이모 가져다줘요.”
“그럴 필요 없어. 아까 안 그래도 과일바구니 하나 묵직한 거로 사 갔거든. 네가 사준 거라고 했으니까 너는 이제 신경 쓰지 마.”
주연진은 그 뒤로 몇 마디 더 나누다 하품을 하며 방으로 들어갔다.
“늦었다. 얼른 들어가서 자.”
이가인은 침실로 돌아온 후 곧바로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아까 그녀는 정승진과 얘기하다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를 듣고는 잠시만 기다려달라는 말을 남겼다. 이에 정승진은 알겠다며 얌전히 그녀를 기다렸다.
하지만 1분 정도 지났을 때 많이 심심했던 건지 그는 요염한 자세로 누워 유혹하고 있는 곰돌이 이모티콘을 보냈다.
그리고 또다시 1분 후 이번에는 폴댄스를 추고 있는 요염한 토끼 이모티콘을 보냈다.
그러다 10분 정도가 지냈을 때 더는 안 되겠는지 엉엉 우는 아이의 이모티콘을 보내며 물었다.
[응.]
다행히 정승진은 자지 말라며 떼를 쓰는 듯한 말은 하지 않았다.
이가인은 휴대폰을 내려놓고 눈을 감았다. 하품까지 했던 터라 금방 잘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몸만 피곤하고 정신은 아직 맑았다.
그녀는 지금 누워있는 침대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가 금방 고개를 휘휘 젓고는 곧바로 다시 아까 정선 공원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정승진은 아까 정선 공원의 액세서리를 파는 노점상 곁을 지나갈 때 사장님이 내뱉은 [커플 팔찌도 있는데 한번 보고 가세요.]라는 말에 바로 발걸음을 멈췄다. 그러고는 꼭 사야겠다며 이가인에게 사 달라고 했다.
“난 안 할 거니까 그렇게 알아.”
이가인은 그렇게 말을 하고는 정승진이 고른 팔찌 두 개의 값을 지불해줬고 정승진은 한쪽 팔에 두 개의 팔찌를 득템한 후 만족스럽게 웃었다.
그때만 해도 별다른 이상한 손동작은 없었는데 이가인이 집으로 돌아와 외투를 벗어보니 외투 주머니에서 팔찌 하나가 떨어져나왔다.
그리고 그 팔찌는 현재 이가인의 서랍 안에 잘 간직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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