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승 연애의 시작 นิยาย บท 23

“사진은 봤어?”

정승진이 물었다.

“예뻐.”

“너보다?”

“해외에서 광고 쪽 공부하다가 얼마 전에 귀국했고 귀국하자마자 작은 스튜티오 하나 차렸대.”

“아주머니한테 나에 대해서 뭐라고 소개했어?”

“따로 소개할 게 뭐 있어. 벽에 붙어있는 네 포스터만 봐도 알 수 있는데.”

“다음번에 아주머니 만나면 얘기해. 나는 유성시에서 나고 자라 오진시에 있는 대학교에서 간호학을 전공하고 지금은 5일 내내 나이트 근무만 서는 간호사를 좋아한다고.”

복도에는 지금 둘밖에 없었지만 이가인은 괜히 찔려 주위를 한번 둘러보았다.

그러고는 확실히 아무도 없다는 걸 확인한 후 다시 정승진을 바라보았다.

“난 너랑 연애 안 해.”

“왜?”

정승진이 물었다.

“싫은데 무슨 이유가 필요해?”

“고현우 때문은 아니고?”

그 말에 이가인의 표정이 갑자기 확 바뀌었다.

정승진은 그런 그녀를 빤히 바라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고현우랑 합칠 생각이라면 미리 얘기해줘.”

이가인은 상당히 복잡해진 얼굴로 그에게 물었다.

“어떻게 알았어?”

그러자 정승진이 담담한 얼굴로 답했다.

“나 장님 아니야.”

이가인은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몰라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뭘 보기라도 한 거야?”

정승진은 별다른 표정 변화를 보이지는 않았지만 눈동자가 아까보다 조금 차가워졌다.

“마주치면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피해 다니는데 모른 척할 수가 있어야지. 데이 근무를 다 야간으로 돌린 것도 다 고현우 피하려고 그랬던 거 아니야?”

이가인은 정확한 그의 말에 괜히 치부라도 들킨 사람처럼 얼굴이 화끈해졌다.

“고현우가 야간으로 넘어온 거, 너 때문이지?”

이가인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정승진이 다시 물었다.

“눈 뜨고 나 똑바로 봐. 그리고 확실하게 말해.”

분명 5시간이나 수술한 건 정승진인데 이가인은 마치 자신이 그 수술을 한 것처럼 온몸이 다 피로했다.

그녀는 심호흡을 두어 번하며 마음을 가라앉힌 후 천천히 눈을 떴다.

“네가 왜 싫은지 알겠어. 너랑은 말이 안 통해.”

“다른 남자 좋아하는 거 아니면 됐어.”

정승진이 안도하며 한결 편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이가인은 혈압이 수직으로 상승하는 걸 느끼며 아무런 대꾸도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막 자리를 벗어나려는데 정승진이 그녀의 팔을 덥석 잡았다.

“잠깐 기다려.”

“이거 안 놔?”

이가인이 팔을 빼려고 하자 정승진이 더 꽉 잡으며 그녀가 팔을 뺄 수 없게 했다.

그런데 그때 수술실 문이 열리고 수술을 마친 다른 과 의사들이 우르르 밖으로 나왔다.

그들은 정승진이 이가인의 팔을 잡고 있는걸 보더니 이가인보다 더 당황한 얼굴로 눈을 깜빡거리며 자리에 굳어버렸다.

어색한 분위기가 3초를 넘어갈 때쯤 정승진이 힘을 풀고 이가인의 팔을 놓아주었다. 그러고는 태연한 얼굴로 그녀의 옷 소매를 털어주며 말했다.

“여기 먼지가 묻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