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진은 더 많은 이득을 얻기 위해 물러나고 싶은 게 아니었다. 그는 그렇게 얘기한 뒤 전화를 끊고 연락처를 차단했다.
30분 뒤, 이가인은 두 손으로 매운 닭볶음탕을 들고 손바닥만 한 주방에서 나왔다.
“먼저 먹어.”
정승진이 본 건 매운 닭볶음탕이 아니라 요리를 하다가 고추 때문에 매워서 기침하는 이가인이었다.
그는 이가인에게 물을 건네주었다.
“다음번에는 직접 하지 말고 나가서 먹자.”
이가인은 단숨에 물 한 컵을 다 비웠다.
“밖에서는 제대로 된 매운 닭볶음탕을 먹기 힘들어. 얼른 먹어봐.”
그녀는 닭고기를 집어서 호호 불고는 그것을 정승진의 입에 쏙 넣어줬다.
정승진은 곧바로 평가했다.
“맛있어.”
이가인은 믿지 않았다.
“맛은 보고 그런 얘기를 하는 거야?”
정승진은 먹으면서 말했다.
“냄새만 맡아도 맛있을 것 같은데.”
그는 이가인을 향해 엄지를 치켜들었고 이가인은 기뻐했다.
“천천히 먹어. 생선조림도 거의 다 됐어. 나 잠깐 요리 하나 더 하고 올게. 5분이면 돼.”
정승진은 갑자기 이가인을 안았다.
“왜 그래?”
이가인은 본능적으로 버둥거렸다. 몸에서 기름 냄새가 났기 때문이다.
정승진이 대답했다.
“너무 고마워서.”
이가인은 웃지도 울지도 못했다. 그녀는 참지 못하고 장난을 쳤다.
“배부르게 먹은 뒤에 가서 샤워해.”
정승진은 곧바로 대답했다.
“응. 침대에서 기다릴게.”
5분 뒤, 정승진은 이가인을 도와 음식을 테이블에 가져다 놓았다. 소파 앞에 접이식 테이블 두 개가 놓여 있었다. 예전에는 하나뿐이었는데 요리 세 가지와 그릇 두 개를 놓기에는 역부족이라서 하나 더 샀다.
집에는 TV가 없었기에 두 사람은 식사를 하면서 대화를 나누었다. 정승진은 매운 걸 좋아했지만 잘 먹는 편은 아니었기에 매운 닭볶음탕을 먹으면서 계속 물을 마셨다. 눈도 빨갰다.
이가인은 그런 그를 놀렸다.
“너 정말 식탐이 엄청나네.”
정승진은 너무 매워서 입술도 붉게 퉁퉁 부어올랐다. 게다가 당장이라도 울듯 한 표정까지 하니 이가인은 문득 고마워해야 할 사람은 자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식사하던 와중에 정승진의 휴대전화가 울렸고 이가인은 얼떨결에 휴대전화를 보았다. 저장되어 있지 않은 번호였다.
정승진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전화 너머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 하고 있어?”
정승진은 곧바로 나명준의 목소리임을 알아챘다.
“나명준?”
나명준이 말했다.
“돌아왔으면 나한테 얘기해야지. 정말 너무하네.”
“무슨 일? 나 여기 있으면 안 되는 일이야?”
이가인이 말했다.
“나 승진 논문 준비하려고.”
“... 간호사 승진 논문은 내가 못 하는 게 맞네.”
이가인이 그를 밀었다.
“얼른 가봐. 나 승진하는 거에 걸림돌이 되지 말라고.”
정승진은 웃으면서 외출했다. 문을 닫을 때 그는 미소를 거두고 나명준에게 연락했다.
나명준이 전화를 받았다.
“왔어?”
정승진이 말했다.
“누가 있는데?”
“나 하나만으로는 부족해? 누구를 만나고 싶은데?”
정승진은 웃음기 하나 없이 진지하게 말했다.
“너 하나만 있어야 할 거야. 만약 걔가 있다면 너도 가만두지 않을 줄 알아.”
몇 초 뒤 전화 너머로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명준이랑 상관없는 일이야. 내가 도와달라고 했어.”
정승진은 곧바로 안색이 어두워졌다.
“난 여자 친구 있어. 이거 너무 선 넘는 거 아냐?”
염혜원은 아주 평온한 목소리로 말했다.
“승진 씨, 날 피하면서 날 화나게 한 건 승진 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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