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훈이 퇴원하는 날, 지호영은 정승진이 이가인의 앞에 또 나타날 줄 알았다. 그런데 정승진은 그저 예전처럼 저녁 아홉 시쯤부터 새벽 다섯 시까지 있다가 떠났다.
지호영은 이해할 수 없었다. 만약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거라면 왜 이가인이 모르게 하는 걸까?
어쩌면 연기가 아니라 이가인이 간병인을 고용하지 않았다는 걸 알고, 그저 그녀가 갑자기 도움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자리를 지키는 걸지도 몰랐다.
이가훈의 학교에서 병원으로 사람을 보냈다. 이가훈은 휠체어에 앉아서 이가인에게 인사를 했다.
“누나, 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돼. 돌아간 뒤에 바로 출근하지 말고 며칠만 더 쉬어.”
이가인은 알겠다고 대답한 뒤 코치에게 말했다.
“부탁드려요. 혹시라도 무슨 일 생기면 바로 저에게 연락해 주세요.”
이가훈이 떠난 뒤 지영훈은 퇴근했다. 그는 먼저 이가인에게 같이 밥을 먹자고 했다.
이가인은 본능적으로 말했다.
“선배, 퇴근했죠? 일단 쉬어요. 잠시 뒤 제가 저녁 살게요.”
지호영은 웃으며 말했다.
“우리 그냥 밥 한 끼 먹으면 헤어지는 거야?”
이가인은 당황하더니 마지막엔 지호영과 함께 나란히 정안 병원에서 나왔다.
이가훈은 학교로 돌아간 뒤 기숙사로 가지 않고 학교에서 제공해 준 1인실에서 지냈고, 팀 닥터가 키가 185 이상은 되어 보이는 아주 잘생긴 남자와 함께 들어왔다.
이가훈은 알지 못하는 얼굴이었다. 팀 닥터가 말했다.
“이분은 우리 정형외과에서 신과 같은 분이신 정승진 교수님이셔. 너의 수술 후 재활 치료는 앞으로 이분께서 맡아주실 거야.”
이가훈은 일어날 수 없었기에 예의 바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감사합니다, 교수님.”
그가 물었다.
“이분은 저희 학교의 팀 닥터이신가요?”
팀 닥터는 웃으며 말했다.
“총장님께서는 그걸 바라시지.”
이가훈은 이해하지 못했다. 팀 닥터가 말했다.
“정 교수님께서 널 찾으셨으니 얘기 나누고 있어.”
방문이 닫힌 뒤 방 안에는 정승진과 이가훈만 남았다.
이가훈은 어리둥절한 얼굴이었다. 정승진은 그의 앞에 앉으면서 웃었다.
“안녕, 가훈아. 난 정승진이라고 해. 네 누나 남자 친구야.”
이가훈은 순간 흠칫했다. 이가인은 그에게 헤어졌다고 했었다.
정승진은 19살 된 이가훈의 눈동자에서 경계심을 보아 내고 미소를 거두었다.
정승진은 이가인과 조금 닮은 이가훈의 얼굴을 피하지 않고 바라보았다.
“난 네 누나가 날 욕해도 좋고 날 때려도 좋아. 내가 자초한 거니까. 그런데 네 누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그냥 나랑 헤어지려고 했지.”
이가훈은 주먹을 쥐었다.
“꺼져요.”
정승진이 말했다.
“가훈아, 난 정말로 네 누나를 좋아해. 그러니까 네가 좀 도와...”
말을 끝맺기도 전에 이가훈이 갑자기 몸을 움직이며 정승진에게 달려들었다. 한 명은 침대 위, 한 명은 침대 아래에 있어서 거리가 멀지는 않았다.
이가훈의 주먹은 정확히 정승진의 얼굴에 꽂혔다.
정승진은 피할 수 없는 게 아니라 피하고 싶지 않았다.
체대생이라서 근육이 많은 이가훈이 분노에 차서 휘두른 주먹에 정승진은 고개가 돌아갔고 곧 입안에서 피비린내가 났다.
“지금 당장 꺼져요. 그렇지 않으면 침대 아래로 내려가서 때릴 테니까.”
정승진은 입가를 핥았다. 고개를 돌린 그는 평온하게 말했다.
“안 닿을 것 같으면 내가 다가갈게. 지금 네 다리로는 침대에서 내려오면 안 돼.”
그는 그렇게 말하면서 정말로 의자를 더욱 가까이 끌어당겨서 이가훈이 손만 뻗으면 때릴 수 있는 곳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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