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호영이 말했다.
“아버지.”
“너 지금 어디야?”
지호영이 대답했다.
“금방 퇴근해서 친구랑 아침 먹고 있어요.”
“너 지금 밖으로 나로 와. 너랑 할 얘기가 있어.”
지호영의 아버지는 정안 병원의 병원장이었다. 둘은 부자 관계인 동시에 상사와 부하직원 사이였다. 지호영은 어렸을 때부터 말을 잘 듣는 아이였기에 이가인과 인사한 뒤 가게 밖으로 나가서 전화를 받았다.
“나왔어요. 무슨 일이에요?”
전화 너머 아버지가 직설적으로 물었다.
“너 다른 사람 여자 친구랑 너무 가까이 지내는 거 아냐?”
지호영은 당황했다. 반박하려는 순간 곁눈질로 유리창 너머의 이가인이 보이자 뭔가 떠올랐다.
“누가 아버지한테 뭐라고 한 거예요?”
“그런 적 있냐고 묻잖아.”
지호영이 대답했다.
“전 남자 친구가 있는 여자랑 가까이 지낸 적 없어요.”
전화 너머로 언짢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런 언어유희로 넘어가려고 하지 마. 너 정승진이 어떤 사람인지 몰라?”
지호영은 불쾌했다.
“혜임 병원 교수잖아요. 아버지도 찾아갔어요? 진짜 왜 그런대요? 그 사람이 매일 제 친구에게 달라붙어서 괴롭히고 있다고요. 제 친구는 완전히 무시하고 있고요.”
그의 아버지는 화를 버럭 냈다.
“너 제정신이니? 정승진 할아버지는 오진시의 전 시장이었어. 지금 오진시 시장도 걔 할아버지 사람이야. 그런데 왜 걔 여자 친구를 건드리는 거야?”
정승진은 완전히 넋이 나갔다. 그는 약 5초 뒤에야 대답했다.
“전 두 사람이 헤어진 걸 확인했어요.”
그의 아버지는 순간 화가 났다.
“확인했다고? 정승진에게 직접 물었어?”
지호영이 대꾸했다.
그녀는 지호영에게 섹파를 하자는 소리를 할 수 없었다.
그가 놀랄까 봐 두려운 게 아니라 그가 동의할까 봐 두려웠다.
곁눈질로 지호영이 전화를 끊고 가게 안으로 들어온 걸 본 이가인은 거절하려고 마음먹고 지호영이 계속 얘기하라는 말을 해주길 기다렸다.
그런데 지호영이 말했다.
“미안, 집에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서 먼저 가봐야 할 것 같아.”
“알겠어요. 얼른 가봐요. 밥은 다음에 선배가 편할 때 살게요.”
지호영은 대답하지 않고 고개조차 돌리지 않은 채 빠르게 떠났다.
이가인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호영은 그녀를 피하는 듯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그녀를 두려워하는 듯했다.
자신의 직감이 맞는지 검증해 보기 위해 이틀 뒤 이가인은 지호영에게 문자를 보냈다. 내용은 아주 간단했다. 그가 출근하기 전에 밥을 한 끼 사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지호영은 온종일 답장하지 않았고 저녁쯤에 이가인은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 너머로 안내 음성이 들려왔다.
“죄송합니다. 지금 거신 전화는...”
예상대로 그들은 다시 만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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