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승 연애의 시작 นิยาย บท 66

이가인은 망설이는 사람이 아니었다. 당시 오진시에 가려고 했던 것도 그녀의 결정이고 유성시에 남아있으려는 결정도 그녀가 내린 결정이었다.

주연진은 동의하지 않았다.

“엄마 곧 나을 거야. 걱정하지 마. 너 오진시에서 오랫동안 일했는데 돌아와서 뭐 하려고?”

이가인이 말했다.

“오진시에만 병원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나 유성시에서도 일할 수 있어.”

주연진은 조급했다.

“너 졸업한 뒤에 줄곧 혜임 병원에 있어서 습관 됐잖아. 거기 월급도 많이 주고 대우도 좋을 텐데. 게다가 너 이제 막 승진했잖아. 그러니까 무모한 생각하지 마. 휴일 끝나면 네 동생이랑 같이 오진시로 돌아가.”

이가인이 말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혜임 병원만큼 대우가 좋은 사립병원이 없었어. 하지만 재작년에 영주시에 아름 타운도 생겼고 작년부터 유성시에서도 대형 사립병원을 짓기로 준비하고 있어요. 육씨 가문에서 기획 중이래요. 저 전부터 그런 생각을 했어요. 고향에 있을 수 있다면 굳이 유성시에 남아있을 이유가 없잖아요.”

주연진은 흔들리기 시작했고 이가인은 내친김에 그녀를 설득했다. 그렇게 거의 반은 성공했다.

주연진은 일단 조급해하지 말고 설날이 끝난 뒤 더 고민해 보라고 했다. 유성시의 사립병원은 아직 짓는 중이고 당장 설날이 끝난 뒤부터 개원할지. 아니면 연말쯤에 개원할지 모르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어둠 속에서 이가인은 침대에 누워 있었다. 그녀는 이미 마음을 정했다.

그녀는 더 이상 오진시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고 어떤 이들의 얼굴을 보고 싶지 않았다.

예전에는 한 사람을 위해 도시 하나를 포기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역겨운 고현우가 있는데도 그녀는 혜임 병원을 떠나지는 않았다.

그러다 정승진과 헤어지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건 얼마 가지 못했다. 오직 이가인만이 알고 있었다. 정승진과 같은 병원에서 일하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말이다.

정승진이 자신을 찾아올까 봐, 정승진이 찾아오지 않을까 봐 두렵고, 그가 미울까 봐 두려운 동시에 그를 여전히 사랑할까 봐 두려웠다.

이가인은 얼른 새로운 사람을 찾고 싶었지만 어느 날 갑자기 정승진의 곁에 새로운 사람이 생겼다는 말을 듣게 될까 봐 두려웠다.

견디지 못할까 봐 두려웠다.

오진시에 이렇게 많은 두려움이 있다면 차라리 포기하는 편이 나을 듯했다.

그렇게 생각 정리를 마친 이가인은 마음이 좀 가벼워질 줄 알았다. 그러나 사실 마음은 여전히 아팠다. 눈을 아무리 꼭 감아도 눈물이 코를 타고 줄줄 흘러내렸다.

설날 당일, TV를 틀고 주연진을 부축해서 소파 위에 앉혔다. 이가훈은 옆에 앉아서 콩을 깠고, 이가인은 주방에서 요리를 했다.

테이블 위 휴대전화가 울렸고 이가훈이 말했다.

“누나, 전화 와.”

이가인이 전화를 받으려고 주방에서 나왔다. 낯선 번호로 걸려 온 전화였다.

이가인은 통화 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휴대전화 너머로 오랜만에 듣는 이의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

이가인은 목소리를 낮춘 뒤 똑같이 돌려줬다.

“고마워. 너랑 같이 있으면 사람들이 더 험담을 할까 봐 걱정되네.”

고현우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난 너랑 적어도 정상적으로 연애했어. 정승진은 아니야. 널 가지고 놀았다고. 넌 지금 엄청나게 체면을 구기게 됐다고.”

이가인은 태연하게 말했다.

“나랑 정승진은 헤어진 것뿐이지 아예 연락하지 않는 건 아니야. 지난번에 맞았을 때 덜 아팠나 봐. 내가 다시 한번 전달해 줄까?”’

고현우는 침묵했고 이가인은 전화 너머 그의 안색이 어떨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한참 뒤 고현우는 드디어 본색을 드러내며 비아냥댔다.

“난 사실 널 도와주고 싶었어. 적어도 앞으로 혜임 병원에서 고개를 숙이고 다닐 필요는 없게 말이야. 그런데 이렇게 고마운 줄도 모르다니. 앞으로 후회하지 않기를 바랐다. 나도 네가 얼마나 더 좋은 남자를 찾을 수 있을지 지켜볼게. 정말로 진심으로 널 좋아할 사람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그는 일부러 진심이라는 말을 강조하며 상처를 주었다.

전화를 끊은 뒤 이가인은 휴대전화를 주머니 안에 넣었다. 그녀는 거실로 가지 않고 주방에서 준비했다.

처음엔 스스로가 침착한 줄 알았고 전혀 영향받지 않은 줄 알았다. 그런데 요리 준비를 하다가 손등 위로 눈물방울이 하나둘 떨어지는 게 보였다.

코가 너무 간지러워서 이가인은 손을 들어 소리 없이 눈물을 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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