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재벌 전처가 후회했다 นิยาย บท 1004

흰옷을 입은 남자가 법기를 꺼내든 순간 유정철은 걱정하던 일이 현실로 벌어질까 봐 우려했다.

그는 이천후가 위험에 빠질 거라고 생각했으나 결과는 달랐다. 실제로 법기는 부서지고 흰옷 남자는 죽음을 맞이했다.

반면에 이천후는 여전히 그 자리에 당당히 서 있었고 마치 전쟁의 신처럼 패배할 기색이 없었다.

이천후의 강력한 실력은 유정철에게 또 한 번 충격을 주었다.

이때 검은옷을 입은 집행관이 주문을 끝내고 손에 든 청동 방울을 흔들기 시작했다. 그러자 방울은 갑자기 눈부신 빛을 발하며 작은 태양처럼 빛나 보는 이들로 하여금 눈을 뜨지 못하게 만들었다. 검은옷을 입은 남자는 마치 생사여탈권을 쥔 신처럼 방울을 움켜쥐고 위엄과 분노가 담긴 목소리로 외쳤다.

“이천후! 네 놈은 감히 우리 천무각의 명을 어기고 집행관을 다치게 했으니 그 죄가 크다! 이 세상의 이치가 네 행실을 허락하지 않을 거야!”

“오늘 내가 하늘의 뜻을 대신해 네 놈을 처단하겠어!”

그러나 이천후는 아무 말도 없이 그가 쥐고 있는 청동 방울을 주시할 뿐이었다.

이 방울 또한 강력한 법기인 듯했지만 정확히 어떤 위력을 지녔는지는 알 수 없었다.

검은옷 남자가 방울을 흔들자 청명한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 소리는 뼛속까지 파고드는 듯 귀를 타고 뇌리에 침투해 끊임없이 울렸다.

이에 곁에 있던 유정철과 송원혁은 머리에 극심한 고통을 느끼며 멍한 상태에 빠졌다. 그들은 눈동자가 텅 빈 듯 흐릿해졌고 어리석게 멍하니 서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검은옷을 입은 남자는 전혀 영향을 받지 않은 채 매서운 독수리 같은 눈빛으로 이천후를 바라보았다.

이천후 역시 멍한 상태에 빠진 것처럼 보였고 남자의 입가에는 차가운 미소가 번졌다.

이 법기의 이름은 멸신령으로 일단 발동되면 상대의 혼을 교란시켜 정신을 흐리게 만드는 법기였다. 아무리 강한 상대라도 멸신령 앞에서는 무력해질 수밖에 없었다.

다만 이 법기는 단 하나의 단점이 있었는데 혼이 강력한 자에게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게 상대의 정신을 교란하는 법기였군. 하지만 안타깝게도 난 혼이 강해서 효과가 없어.”

이천후는 머릿속에서 울려 퍼지는 종소리를 잠시 느꼈을 뿐 곧바로 정신력을 발휘해 종소리를 쫓아내고 다시 맑은 눈빛을 되찾았다.

송원혁은 그를 마주 보자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악마를 보는 듯한 공포에 휩싸였다. 두려움이 그의 목을 움켜쥐고 있어 입을 벌려도 한마디 말조차 내뱉을 수 없었다.

“전에 분명히 말했을 텐데, 이 일에 끼어들지 말라고.”

“너는 천무각의 각주라서 누구든 심판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

“지금은 어때? 아직도 나를 심판하고 평생 가두어 둘 수 있다고 생각해?”

이천후는 송원혁에게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며 차가운 웃음을 지었다.

“너... 너...”

송원혁은 극도의 공포에 질려 말을 더듬었다.

그는 이천후가 이렇게까지 강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지급 중기의 집행관 두 명과 강력한 법기들까지 동원했으니 이천후를 확실히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