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재벌 전처가 후회했다 นิยาย บท 1014

탁.

구태산은 책상을 세게 내리치고 표범 같은 눈을 번뜩이며 이천후를 노려보았다.

“너 나이가 고작 스물 조금 넘었을 텐데 진씨 가문의 무도 초급 실력자도 이길 수 있다니, 분명 어느 문파의 천재 제자겠네.”

“하지만 네가 어떤 배경을 가졌건 우리 은무학궁에 왔으면 규칙을 따라야 해!”

“우리 은무학궁은 절대 배경을 따지지 않으니 네 출신 따위는 묻지 않겠어. 당장 와서 처벌을 받아!”

구태산의 엄청난 기세에 맞서 이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저는 은무학궁의 규칙을 어긴 적이 없습니다.”

“이 상황에 변명해 봐야 무슨 소용이 있지? 싸움에 살인까지 저질러놓고 규칙을 안 어겼다고?”

구태산은 냉소를 띠며 말했다.

그러자 이천후는 고개를 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규칙을 어긴 건 오강훈 씨입니다. 저는 물건을 경매하러 왔을 뿐인데 오강훈 씨가 저를 막았습니다. 중요한 손님을 문 앞에서 쫓아낸 건 오강훈 씨인데 그 사람이 먼저 규칙을 어긴 거 아닙니까?”

“뭐?”

구태산은 눈빛을 반짝이며 말했다.

“우리 은무학궁은 모든 귀한 손님에게 문을 열어두고 있어. 네가 정말 귀한 손님으로 경매에 참석하러 온 거라면 못 들어오게 막은 오강훈의 잘못이 맞지.”

“하지만, 흠흠...”

구태산은 여전히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우리 은무학궁의 경매에서 내놓는 물품들은 보통 물건이 아니야. 가치 있는 물건을 들고 오지 않았다면 은무학궁의 귀한 손님으로 인정할 수 없어.”

“저는 무도 지급 비전서 하나를 경매에 올리려고 하는데 그 정도면 가치가 있을지, 또 제가 은무학궁의 귀한 손님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군요.”

이천후는 의자에 앉아 다리를 꼬고 담담히 말했다.

“뭐라고? 무도 지급의 비전서?”

이천후가 자리에 막 앉자 구태산은 벌떡 일어났다. 그의 얼굴에는 충격이 가득했다.

은둔 문파의 무도계에서 수련 비전서는 등급이 나뉘어 있는데 이는 무도 실력을 나누는 체계와 마찬가지로 천급, 지급, 현급, 황급 네 등급으로 나뉜다. 가장 낮은 것이 황급이다.

속세의 무사들은 제대로 된 무공 비전서를 구하기 어려워 대개는 기운을 돌리는 법을 배우는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진씨 가문 같은 강력한 가문들은 한두 권의 비전서를 보유해 정통으로 수련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그마저도 가문의 핵심 직계에게만 허락된 귀한 비전서였다.

진씨 가문에서 가장 귀한 비전서는 현급 하품인 ‘자하공법’으로 이는 집안의 보물로 여겨졌는데 진씨 가문의 장녀 진선아가 내문 제자가 된 후 수월파에서 하사한 보상으로 받게 된 것이었다.

그는 속으로 이천후의 배경이 생각보다 더 대단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이토록 귀한 무도 지급 비전서를 가벼운 마음으로 경매에 내놓다니, 이는 보통 문파의 천재 제자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어쩌면 초일류 문파의 직계일 가능성이 크며 그중에서도 문파 수장의 아들이나 할 수 있는 일일 것이다.

무도 지급 비전서는 일류 문파에서도 귀하게 여겨 문파의 보물로 취급된다. 그러니 설령 문파 수장의 아들이라도 비전서를 함부로 내놓을 수 없는 것이다.

구태산은 즉시 이천후를 향한 태도를 바꾸고 그를 은둔 문파의 대인으로 여겨 앞으로 다가가 공손하게 말했다.

“이 대사님, 저와 함께 귀빈실로 가주시지요!”

‘하!’

구태산은 순식간에 태도를 바꾸고 이천후를 ‘대사님’이라고 불렀다.

그러자 이천후는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구 장로님, 제가 은무학궁의 경비원을 해친 일은 이제 문제 삼지 않으시나요?”

구태산은 얼굴이 붉어지며 서둘러 말했다.

“오강훈은 진씨 가문 소속이지 우리 은무학궁의 경비원이 아닙니다. 오늘 밤 경매회를 도울 인원이 부족해서 각 가문에서 인력을 임시로 지원받은 겁니다.”

“그 자가 은무학궁의 규칙도 모르고 이 대사님과 같은 귀한 손님을 문 앞에서 막다니, 그 자야말로 규칙을 어긴 셈입니다. 그러니 이 대사님께서 손을 쓰지 않으셨어도 제가 직접 나서서 그 자를 처단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