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에 따르면 여기가 남해의 ‘장기 숲’이라는 곳인가 보네. 젠장, 미리 알았더라면 돌아서 갔을 텐데.”
이천후는 회색 장기로 뒤덮인 주변을 둘러보았다. 햇빛조차 보이지 않는 이곳에서 그는 완전히 방향을 잃어버렸다.
남해는 맹수, 독충, 장기가 많기로 유명한데 이 셋을 합쳐 ‘남해 3대 위협’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이곳에 오자마자 장기 숲에 갇혀버렸으니 이천후는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하루 종일 숲속을 헤맸지만 아무 소득도 없었다. 답답해진 이천후는 다시 지도를 꺼내 확인했다.
그는 지금 이룡산의 경계에 있는 듯했고 이 숲만 빠져나가면 이룡산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지금 문제는 이 숲에서 나가는 길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처음 오는 곳이라 낯선 데다 길도 모르니, 여기서 빠져나가려면 누군가의 안내가 필요하겠군.”
혼잣말하며 고민하던 순간 그는 갑자기 눈을 가늘게 뜨고 왼쪽 전방을 바라봤다.
그곳에서 뭔가 움직이는 소리와 함께 들려오는 야수의 울부짖음, 그리고 인간의 비명이 그의 귀를 사로잡았다.
“좋아, 한번 가 보자.”
이천후는 고민할 필요도 없다는 듯 바로 발걸음을 옮겨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빠르게 갔다.
한참을 걸어가자 마침내 그는 소란이 벌어지고 있는 장면을 목격했다. 거기에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 수가 꽤 많았다.
그러나 그 사람들은 심각한 곤경에 빠져 있는 것 같았다. 그들을 둘러싼 것은 늑대 무리였다. 그들 중 일곱에서 여덟 명의 건장한 남자들이 늑대와 맞서 싸우고 있었지만 상황은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았다.
그 남자들은 모두 무사들이었는데 그들이 공격할 때마다 기운이 뿜어져 나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었다.
이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깊은 숲속에 발을 들인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무사들일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이들의 내공은 별로 높지 않았다. 기껏해야 가장 낮은 등급인 황급 무사들 정도였다.
그리고 땅에 이미 세 구의 시체가 쓰러져 있었는데 그들의 몸은 완전히 찢겨져 피범벅이 되었고 가장 끔찍한 시체는 장기가 흘러나와 보기조차 힘들 정도였다.
이천후는 약간 의아했다.
‘이 정도로 많은 무사들이라면 늑대 무리를 충분히 상대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아무리 실력이 가장 낮은 황급 초기 무사라 해도 혼자서 늑대 몇 마리 정도는 처리할 수 있을 텐데 말이다.
하지만 이천후는 곧 그 이유를 깨달았다. 눈앞에 있는 이 늑대들은 평범한 늑대들과는 달랐다.
그것들은 일반 늑대보다 체구가 훨씬 컸다. 게다가 이천후의 눈에는 몇몇 늑대들의 몸에서 희미한 검은 기운이 뿜어져 나오는 것이 보였다.
그 기운을 본 순간 이천후는 자신의 몸 안에 흐르는 마룡 진원이 갑자기 반응하는 것을 느꼈다.
그 검은 기운을 내뿜는 늑대들은 일반 늑대보다 훨씬 강력하고 민첩했으며 상대하기 어려웠다. 그것들은 행동이 빠를 뿐 아니라 힘도 어마어마했다. 마치 호랑이와도 같았다.
이천후는 그 검은 기운을 보고 불쾌함을 느꼈다. 그 기운은 살기도 아니었고 귀기도, 장기도 아니었다.
그는 의문에 잠겼다.
남궁 연희는 비명을 지르고 재빨리 검을 든 채 전투에서 물러났다. 그녀의 큰 눈에는 두려움이 가득 차 있었다.
“연희야, 물러나거라. 이 늑대들은 마기에 오염되어 상대하기 어려워.”
말을 내뱉은 이는 덩치가 크고 건장한 중년 남자였다. 그는 커다란 검은색 검을 들고 있었는데 그가 그것을 휘두를 때마다 엄청난 힘이 느껴졌다.
그의 검에 닿기만 해도 늑대들은 살갗이 찢겨나갔다.
그 중년 남자는 이 무리 중 가장 강한 인물임이 분명했다. 그의 내공은 지급 초기에 해당했으며 수많은 늑대들의 공격에도 전혀 당황하지 않고 오히려 늑대들을 모조리 내던지고 있었다.
“작은 아빠, 힘내세요! 저 짐승들을 전부 처치해 주세요!”
남궁 연희는 거칠게 숨을 고르며 상처를 감싸안고는 이를 갈며 소리쳤다.
그 사람들과 늑대들의 전투는 약 10분간 이어졌다. 그러다 결국 늑대 무리는 열댓 마리의 사체를 남기고 뿔뿔이 흩어져 도망쳤다.
늑대들이 사라지자마자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털썩 주저앉아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그들의 지친 모습이 이번 전투가 얼마나 격렬했는지 보여주었다.
“부상자는 여기로 와서 치료 약을 받아요.”
중년 남자는 주변을 둘러보고 고개를 저으며 나지막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그는 약을 꺼내려다가 갑자기 앞쪽 장기 속으로 시선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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