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재벌 전처가 후회했다 นิยาย บท 1296

세 마리의 준마는 꼼짝도 하지 않고 얌전히 이천후의 수중으로 들어갔다. 그것들은 이미 수염 난 중년 남자가 타고 있던 말의 처참한 최후를 목격했었다.

인간 무사인 이천후의 손에 단번에 반으로 갈라져 내장이 흘러나왔던 그 장면은 준마들에게 트라우마로 남을 만했다.

게다가 이천후가 사용하는 어수환은 팔고 성인왕이 직접 선물한 보물이었다. 그것은 평범한 물건이 아닌 만큼 세 마리뿐만 아니라 수천, 수만 마리의 준마도 한 번에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을 자랑했다.

“와하하하! 드디어 너도 한 건 제대로 해냈구나, 이천후!”

어수환 안에서 금빛 새끼 사자가 입을 찢어질 듯 벌리며 준마들 위에 우뚝 앉아 있었다.

“이제부터 내가 너희들 선배다! 날 형님이라고 부르며 잘 모시도록 해!”

그는 왕이라도 된 듯이 굴며 준마들 위에서 신나게 돌아다녔다. 한 마리가 조금이라도 속도를 늦추면 금빛 새끼 사자는 이천후에게 얻어맞았던 것처럼 준마들을 두들겨 패곤 했다.

히이잉...

어수환 내부는 사자의 포효와 말의 울부짖음으로 가득 찼다. 세 마리 교린마는 금빛 새끼 사자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했고 생지옥을 경험하는 중이었다.

이천후는 이 광경을 보고 잠시 멍해졌지만 특별히 말리지는 않았다. 금빛 새끼 사자는 평소 늘 맞거나 저주를 듣기 일쑤였기 때문에 가끔은 이렇게 스트레스를 풀지 않으면 자칫 우울증이라도 걸릴 수도 있었다.

“선혜야, 여기 있는 시체들을 정리하라고 사람들 좀 불러.”

이천후가 진선혜에게 말했다.

진선혜는 고개를 끄덕였고 땅에 널브러진 두 조각 난 준마를 가리키며 물었다.

“이 말은 어떻게 할까?”

“푹 끓여 먹어.”

이천후는 단호하게 대답했다.

...

깊은 밤, 별빛 술집.

강렬한 드럼 비트와 어우러지는 요란한 사람들의 웅성거림, 관능적인 여성들과 젊고 열광적인 남성들이 한데 뒤엉킨 이곳은 혼돈 그 자체였다. 아무리 구석에 앉아 있어도 술잔이 부딪히고 터져 나오는 실없는 웃음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공기 속에는 술과 담배 냄새가 진하게 섞여 있었고 음악은 귀청이 터질 듯한 소리로 울려 퍼졌다. 온갖 젊은 남녀들이 술에 취해 몸을 맡기며 춤추는 모습은 그야말로 한 순간의 쾌락에 빠져든 인간 군상이었다.

구석 자리에 둘이서 술잔을 나누고 있는 20대 초반의 젊은 여성 두 명이 보였다. 왼쪽에 앉아 있는 여성은 긴 머리카락이 뺨을 스치며 성숙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그녀는 캐릭터가 그려져 있는 흰색 티셔츠를 입고 있었는데 새하얀 피부와 가녀린 손이 눈에 띄었다. 허리는 버들가지처럼 휘어질 듯 가냘프고 하의로 입은 밀착된 청반바지 아래 드러난 다리는 키의 절반을 넘을 만큼 길쭉했다.

탄탄하면서도 균형 잡힌 이 다리는 조물주의 특별한 선물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곡선을 그렸고 은은한 조명이 비치자 더욱 신비로운 매력을 뿜어냈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술에 취해 눈빛이 흔들리고 있었다. 불안감과 슬픔이 깃들어 마치 어디론가 떠내려가는 등불처럼 방황하고 있는 것 같았다.

“사랑이란 도대체 뭐길래 사람을 이렇게까지 괴롭히는 걸까. 혜리야, 오늘 우리 그냥 실컷 마시고 다 잊어버리자.”

조예리가 떨리는 손으로 술잔을 들었다. 그녀는 이미 술기운 때문에 정신이 희미해지고 있었다.

그녀는 한 남자를 좋아했다. 그러나 그 남자는 마치 하늘의 구름처럼 손에 잡히지 않는 존재였다.

깊은 심연처럼 가까이할 수도 없고 존재를 가늠할 수도 없었다.

몇 달 동안 그녀는 그 남자를 찾으려 했지만 그의 흔적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마치 이 세상에서 사라져버린 사람처럼 말이다.

조예리는 상경에서 왔다. 부유한 가정에서 자란 그녀는 우연히 이천후가 구강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달려왔다.

이 낯선 도시에서 그녀는 몇 주째 머물고 있었고 돌아갈 생각이 없었다.

마음속으로는 무언가 기대하고 있었지만 그녀가 얻은 것은 오직 실망뿐이었다.

이 순간 조예리는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외롭고 고독했다. 뼛속 깊이 느껴지는 외로움이 그녀를 엄습했다.

갑자기 엄마가 너무 보고 싶었고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조예리는 잠시 머리를 숙인 채 쉬다가 취기로 무거워진 머리를 들어 천천히 일어섰다.

그녀는 비틀거리는 몸을 이끌고 문 쪽으로 걸어갔다.

그런데 이때 옆 테이블에 있던 남자들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들의 시선은 조예리의 성숙하고 매혹적인 몸매와 뚜렷하고 아름다운 얼굴에 고정되었다.

그들의 눈빛은 적나라한 탐욕과 음탕한 욕망으로 가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