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재벌 전처가 후회했다 นิยาย บท 1403

명령을 내린 이는 혈낫파 소속 암살자 중 한 명인 김춘배였다.

이천후는 그 명령을 듣고 내심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겨우 음운도까지 왔는데 임무를 바로 포기하라고?’

하지만 혈낫파의 사람들은 모두 명령을 받들고 전투 준비와 철수 준비를 동시에 마쳤다.

“왜 포기해야 하죠?”

이천후는 쉽게 납득하지 못해 되물었다.

“이건 명령이야. 자넨 의문을 가질 권리 없어. 그저 복종만 하면 돼!”

김춘배는 차가운 시선으로 이천후를 훑어보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천후는 머리를 쥐어뜯으며 억울한 마음을 드러냈다. 출발 전에 이미 혈낫파의 명령에 따르기로 약속했으니 어쩔 수 없지만 그는 쉽게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지금 당장 나서서 탈출한다고 해도 혈상도는 더 철저하게 뇌정과 벽력 두 노인네를 보호할 텐데... 그럼 다음에 암살을 시도하는 건 더 어려워지겠지.’

그가 고민하는 동안 이미 천여 명의 사람들이 검사를 거의 마쳤고 이제 남은 인원은 혈낫파와 이천후를 포함한 스무 명 남짓이었다.

“아직 스무 명 남았군.”

“빨리 앞으로 나와서 검사 받아요!”

“옷 벗고 빨리 움직여요!”

임우성은 확성기를 들고 날카로운 눈초리로 이들을 훑으며 소리쳤다.

그중 열 명 정도의 사람들이 재빠르게 앞으로 나가 옷을 벗기 시작했다. 그러나 혈낫파 소속 열 명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뭐 하는 거예요. 정말 느려터져서는! 빨리 나와요!”

임우성의 칼날 같은 시선이 그들에게 향했고 그는 높은 목소리로 재촉했다.

혈낫파의 암살자들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은 뒤 마지못해 천천히 앞으로 나섰다.

“빨리빨리 옷 벗어요!”

임우성은 고함을 질렀다.

한편 문상엽은 입술을 꼭 깨물고 몸을 움직이지 않았다. 나머지 사람들도 옷을 움켜쥔 채로 손에 힘을 주며 내부의 기운을 끌어올리고 있었다. 모두 전투 태세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었다.

“이봐요, 당신들은 어디 소속이에요? 두목이 누구죠?”

임우성은 그들이 움직이지 않자 뭔가 이상함을 느끼고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다가왔다. 그는 손짓을 해 무장을 한 부하들을 불러들였고 그들은 곧바로 총구를 겨누며 포위망을 좁혔다.

순식간에 분위기는 팽팽해졌고 눈에 보이지 않는 살기가 사방에 흘렀다.

“준비!”

상대가 바로 앞까지 다가오자 김춘배의 눈에 깊은 살기가 스쳤고 그는 즉시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귀를 찢는 듯한 경적 소리가 울려 퍼졌다.

“임우성 말이야?”

오건후의 눈빛이 임우성에게 향했고 그는 살벌한 표정으로 고함쳤다.

“네 어미 집에 가서나 검사해!”

그 말에 임우성은 얼굴이 굳어졌고 이를 악물며 말했다.

“형님, 이건 제 직...”

철썩.

그런데 그가 말을 끝마치기도 전에 오건후는 또다시 손을 휘둘러 그의 뺨을 후려쳤다.

“저쪽에서 공사가 곧 시작된다고! 사람도 모자라는데 네가 여기서 사람들을 붙잡고 있으면 어떡해? 공사 일정이 미뤄지면 내가 아니라 네놈 목도 날아갈 걸!”

오건후는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하지 않고 단호하게 명령을 내렸다.

“지금 당장 공사장으로 뛰어가게 해! 전원 출발!”

오건후의 위압감에 눌린 임우성은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부하들에게 명령을 내려 사람들을 통과시켰다.

“내 차를 따라 뛰어가! 하나, 둘, 하나!”

오건후는 SUV에 올라타고 군중을 향해 고함쳤다.

그러자 천여 명의 노역자들이 SUV 뒤를 따라 전속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