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재벌 전처가 후회했다 นิยาย บท 1476

달빛이 중천에 걸린 깊은 밤. 산림 사이로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이 뼛속까지 스며드는 듯했다.

얇은 옷차림의 연원영은 두 팔을 감싸며 추위에 몸을 떨고 있었다.

“저기, 원영 씨. 밤엔 추워지니까 텐트로 돌아가는 게 좋겠어요.”

이천후가 그녀를 살피며 조용히 말했다.

“괜찮아요. 어차피 잠도 안 오고 바깥 경치나 좀 보려고요.”

연원영은 수줍게 웃으며 대답했고 떠날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이천후는 머리를 긁적이며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혹시 무슨 할 말이라도 있어요?”

그러자 연원영의 뺨이 살짝 붉어졌다. 그녀는 고개를 약간 숙이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천후 씨... 그... 내일 혹시 또 고기를 구워주실 수 있나요? 오늘 먹은 고기 정말 너무 맛있어서 자꾸 생각이 나요.”

그녀는 말을 마치고 혀로 입술을 살짝 핥았다. 여전히 아쉬움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이천후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알고 보니 이런 일이었구나 싶었다.

“네. 내일 또 해줄게요.”

“정말요? 약속이에요!”

연원영은 기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이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기운을 가볍게 살폈다. 그러나 이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연원영의 수련 단계는 현급 절정에 있지만 기운은 현급 후기 수준밖에 되지 않았다. 이는 명문 가문의 자제치고는 너무나 낮은 수준이었다.

“원영 씨의 수련 단계는 현급 절정인데 기운이 약한 건 무슨 이유 때문이에요?”

하지만 이천후는 본래 요리를 좋아하거나 즐기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매일 딱 네 사람분의 고기만 구웠다. 자신과 연민정, 연원영, 그리고 소지한을 위해서였다.

나머지 사람들은 아무리 부탁하고 아쉬워해도 그의 마음을 바꿀 수 없었다. 이천후는 자신이 정한 양을 철저히 지켰다.

이러한 태도는 특히 연유리의 이를 갈게 했다. 그녀 역시 그 맛있는 고기를 다시 한번 먹고 싶었지만 매번 실패했다.

다른 사람들 역시 불만이 많았지만 이 일행의 관리자이자 연씨 가문의 중요한 인물인 연민정이 이천후를 높이 평가했기에 아무도 그를 건드릴 엄두를 내지 못했다.

특히 어제는 이천후가 금빛 비늘이 반짝이는 무언가를 꺼내 구워냈는데 그 맛을 본 연민정은 항상 냉정하고 위엄 있던 태도를 잃고 마치 어린아이처럼 기뻐했다.

소지한과 연원영도 말할 것 없이 그 맛에 완전히 사로잡혔다. 그 모습을 지켜본 나머지 사람들은 부러움과 원망이 뒤섞인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봤다.

그 정체는 다름 아닌 황금비늘 복어였다.

이천후는 속으로 웃음을 참았다. 황금비늘 복어를 맛본 이후 연민정과 소지한마저도 연원영처럼 요리 솜씨가 좋다고 그를 추종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