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재벌 전처가 후회했다 นิยาย บท 1551

말을 마친 이천후는 조민희에게 눈길도 안 주고 바로 자리로 돌아와 앉았고 그녀는 이천후의 뒷모습만 바라봐야 했다.

조민희는 눈을 크게 뜨고 멍하니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내 섬섬옥수로 입을 가리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녀의 피부는 눈보다도 희고 온몸에서 광채가 뿜어져 나왔다. 그 우아한 자태는 한눈에 보기만 해도 마치 꿈속에서나 볼 수 있는 아름다움을 자아냈다.

조금 전 이천후와 유천호가 다투던 순간 그녀는 그저 옆에 조용히 서 있었다. 사실 조민희의 속셈은 이천후를 방패막이로 삼아 유천호의 괴롭힘을 피하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녀가 뜻밖이라고 느낀 것은 이천후가 그것을 간파했을 뿐만 아니라 대놓고 지적했다는 점이었다.

‘저 사람, 이렇게 대담하다니. 혹시 내게 무례하게 굴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걸까?’

조민희는 이런 상황이 새로웠다. 만약 다른 남자들이었다면, 심지어 유천호조차도 그녀를 위해 방패막이를 자청했을 텐데 말이다.

“저는 이 공자님께서 기꺼이 도와주실 줄 알았는데 제 착각이었던 모양이군요.”

조민희는 맑고 큰 눈을 깜빡이며 다소 서운한 듯한 어조로 말했다.

절세미녀가 살짝 서운한 표정을 보이는 것은 대부분의 남자에게 가히 치명적이었다.

그러나 이천후는 여전히 등을 돌린 채 담담히 말했다.

“성녀님이든 평범한 여자든 제게는 별 차이가 없습니다. 제 기준은 단 하나, 친구냐 적이냐는 것뿐이죠.”

그의 목소리는 부드럽기는커녕 오히려 냉랭했다. 이천후는 이용당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고 그 대상이 아무리 조민희처럼 아름다운 사람이라도 예외는 없었다.

하지만 이천후의 차가운 태도에도 조민희는 조금도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방긋 웃으며 말했다.

“언젠가 공자님과 친구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천선파의 여성 제자들과 함께 가벼운 발걸음으로 자리를 떠났다.

“천후 군...”

옆에 앉아 있던 연태웅은 말을 잇지 못했다. 이천후는 매 순간 그를 놀라게 했다.

“참 대단하군요.”

이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계약 매개체로는 계약서와 계약석이 있다네. 계약서는 계약석보다 더 유용하고. 예를 들어 요수를 동등 계약으로 얻었다고 가정하면 서산 상회는 계약서에 독특한 조건을 추가할 수 있다네. 그 조건을 요수가 반드시 따르게 말이지. 반면 계약석은 보통 주종 계약에 사용되므로 조건을 추가할 필요가 없다네. 요수가 무조건 복종하게 되니까.”

“정말 놀랍군요.”

이천후는 살짝 감탄했다.

“그렇지. 요수를 다루는 방법은 무궁무진하고 심지어 심오하기까지 하다네.”

연태웅이 미소를 지었다.

이천후는 또다시 고개를 끄덕였고 앞으로 펼쳐질 경매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슴이 설레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