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재벌 전처가 후회했다 นิยาย บท 1682

이천후는 겉으로는 태연한 척했지만 마음속은 흥분으로 가득했다. 그의 시선은 눈앞에 놓인 수많은 선정석들에서 한순간도 떨어지지 않았다.

그 선정석들은 하나같이 비범한 기운을 내뿜고 있었는데 특히 그중에서도 이석은 더욱 눈길을 끌었다. 마치 거대한 불상이 손으로 정수리를 어루만지는 듯한 신비한 형상이 떠올라 있었는데 돌 표면에서 신비로운 기운이 맴돌며 눈부신 빛을 발산하고 있었다.

다른 선정석들도 결코 평범하지 않았지만 그 이석에 비하면 빛을 잃은 듯했다. 특히 한 선정석은 둥근 공처럼 생겼는데 크기가 농구공만 했고 오래되어 보였으며 빛이나 기운 같은 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그것이 작고 갖고 다니기 편하지 않았다면 뱀왕은 이미 버렸을 것이다.

‘저건 정말 버려진 돌이나 다름없군.’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그 선정석에는 눈길도 주지 않았다.

이천후의 선택이 궁금했던 이들은 모두 그가 당연히 이석을 선택할 거라고 생각했다. 심지어 고대 대능자도 속으로 안타까워했다.

‘부처가 머리를 어루만지는 형상의 이석... 저건 천연적으로 형성된 것이라 안에 분명 보물이 있을 건데... 저 녀석이 덤으로 챙겨 가게 생겼군.’

뱀왕 역시 속이 쓰려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 선정석은 원래 순혈 금오에게 선물하려고 아껴두었던 가장 귀한 선정석이었다. 원래 순혈 금오에게 바쳐 체면을 살려줄 생각이었지만 그 귀한 보물을 도둑맞는 신세가 되니 분노와 치욕이 치밀어 올랐다.

그러나 이천후의 다음 행동은 모든 사람의 예상을 뒤엎었다. 그는 느긋한 걸음으로 걸어가 가장 눈에 띄지 않던 농구공만 한 선정석 앞에 다가서더니 망설임 없이 말했다.

“난 이 선정석을 고르겠습니다.”

순간 주변은 얼어붙었다.

“뭐라고?”

사람들은 믿기지 않는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눈을 감고 고른다고 해도 저걸 고를 수는 없을 텐데?”

“저 녀석, 혹시 저 선정석이 모양이 둥글어서 마음에 든 건가?”

“말도 안 돼!”

이천후는 전장에서 무지막지한 기세를 뽐내던 존재였다. 그런데 선정석을 고르는 안목은 너무나도 형편없었다.

“안타깝군. 저 녀석은 선정석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네.”

“아무것도 모르더라도 저건 피했어야지. 세 살짜리 애도 저 선정석이 제일 별로라는 건 알 텐데.”

...

뱀왕은 처음에는 치욕으로 얼굴이 일그러졌으나 곧 상황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입가에 웃음을 머금었다.

‘하하, 저 녀석 내 주먹에 맞고 머리가 망가진 게 분명하군!’

한편 노인의 입가에는 미세한 미소가 떠올랐다. 원래는 큰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이천후가 가장 가치 없는 선정석을 선택해 그들의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여준 것이다.

‘이 녀석, 처세를 아는군. 일부러 이렇게 선택한 거겠지. 우리 아홉 머리 뱀 일족과 완전히 척을 지지는 않겠다는 뜻인가.’

노인은 그렇게 자신만의 결론을 내렸다.

“우린 자네가 제시한 두 가지 조건을 모두 받아들였네. 이제 모든 일이 마무리되었으니 우리는 이만 떠나겠네.”

노인은 서둘러 자리를 뜨려 했다. 패배는 굴욕적이었으며 더 오래 머물러 있을수록 조롱의 대상이 될 뿐이었다. 게다가 그는 이천후가 갑자기 마음을 바꿔 더 가치 있는 이석을 선택할까 봐 걱정되었다.

원래 그는 이천후의 이름을 물어볼 생각이었으나 이내 포기했다. 이번 싸움은 분명 온 세상을 뒤흔들 것이었고 자연스럽게 그의 정체도 알려지게 될 터였다.

그러나 그 순간.

“잠깐, 아직 할 말이 남았어요!”

이천후가 눈을 가늘게 뜨며 말을 끊었다.

그의 시선은 먼저 뱀왕에게 향했다. 이어서 천천히 주변을 훑더니 마침내 강한 기세로 외쳤다.

“일단 오늘은 제가 뱀왕을 쓰러뜨렸네요. 이 승리는 태연 성녀님께 바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