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재벌 전처가 후회했다 นิยาย บท 1823

태연의 불꽃이 스쳐 가는 곳마다 무너져 내렸다.

“하앗!”

금오 대왕은 금빛 머리칼을 휘날리며 전신의 기운을 한계까지 끌어올렸고 그의 손에서 쏟아져 나온 금오 보술이 하늘을 뒤덮으며 퍼져 나갔다. 가까스로 보랏빛 불꽃을 소멸시켰으나 그 과정에서 그의 내공은 이미 절반 가까이 소진되고 말았다.

“이, 이게 설마 전설 속의 자월염이란 말이야?”

금오 대왕의 얼굴이 크게 일그러졌다.

그는 오래된 전설 하나를 떠올렸다. 태고 시대 태허 세계에 한 여인이 나타났는데 그녀는 세상을 압도하는 절세의 미모와 함께 태연 진선이라 자칭했으며 세간에서는 그녀가 외계에서 온 이방인일지도 모른다고 수군거렸다.

그녀는 태허 세계를 유랑하며 손가락 끝에서 보랏빛 불꽃을 휘두를 뿐이었지만 그 누구도 그녀를 이길 수 없었다. 성인을 베는 것도 마치 개를 도살하는 듯했다. 태허 세계의 수많은 강자가 그녀 앞에 쓰러졌고 세상은 그녀의 이름만 들어도 두려움에 떨었다.

태허 세계의 제일 고수, 태허의 1인자.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녀가 나타났던 시대에는 대제가 존재하지 않았다. 따라서 그녀가 대제들과 비교해 얼마나 강했는지는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마침내 그녀는 태허 세계에 한 자락의 보랏빛 불꽃 만을 남긴 채 홀연히 사라졌다. 그리고 다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네가 사용하는 저 불꽃이... 설마 전설 속의 태연 진선이 남긴 그 불꽃이야?”

금오 대왕의 목소리가 떨렸다.

“역시 고대의 천교 출신답군. 그런 비밀까지 알고 있다니.”

태연은 무표정하게 말했다.

“네 말이 맞아. 내 뒤에 떠 있는 이 보름달은 바로 자월염이 형상화된 거야.”

“...”

금오 대왕은 차가운 숨을 들이마셨다.

그의 심장이 격렬하게 요동쳤다. 믿을 수 없었다.

“너... 너는 현세의 천교일 뿐인데 어떻게 이 정도의 저력을 가지고 있는 거지? 네가 전설 속의 자월염까지 다룰 줄이야!”

태연은 고개를 살짝 저었다.

“너희 고대 천교들이 그토록 자랑하는 혈맥의 깊이, 전승된 유산은 나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어.”

그녀의 태도는 결코 오만하지 않았다. 그녀는 단순한 사실을 말하고 있을 뿐이었다.

“자월염에 대해 말하기 전에 내 몸속의 혈맥부터 이야기하지. 나는 보랏빛 난새의 신혈을 타고났어. 비록 그리 순수한 혈통은 아니지만 네가 가진 혈맥에 결코 뒤지지 않아.”

“네 몸속에 진짜 난새의 피가 흐른다고?”

금오 대왕은 다시금 충격에 휩싸였다.

보랏빛 난새는 태고의 신수였다. 봉황과 친교를 맺고 ‘난봉화명’이라는 전설을 남긴 존재.

금오 대왕은 전에 태연이 보랏빛 난새의 혈맥을 깨웠다는 이야기를 단순히 소문으로만 들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설마 그것이 사실이었을 줄이야.

태연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하늘을 뒤덮는 거대한 열풍은 마치 끓어오르는 마그마처럼 세상을 녹여버릴 듯한 기세였다.

슈슈슉.

그리고 보랏빛 불꽃이 무수히 피어났다. 그 수는 족히 수백 송이에 달했다.

그 무수한 불꽃이 허공을 태워 버리고 있었다.

너무나 강력한 불길과 너무나 위압적인 장면이었다.

금오 대왕은 얼굴이 창백해졌다.

아까의 단 하나의 불꽃도 그는 열 가지 신통을 사용해야 겨우 소멸시킬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불꽃이 수백 송이나 피어났다.

그는 자신이 죽을 것만 같은 강렬한 위기감을 느꼈다.

“신염이여, 타올라라!”

태연이 손을 뻗었다.

우아한 손끝이 허공을 가르자 수백 송이의 자월염이 한꺼번에 타올랐다.

마치 메뚜기 떼처럼 밀려드는 불꽃이 금오 대왕을 향해 맹렬히 돌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