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재벌 전처가 후회했다 นิยาย บท 1834

“이게 바로 영역이라는 건가?”

이천후는 순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른바 영역이란 무사가 천운과 기연이 맞아떨어져 천지와 하나 되는 경지에 도달했을 때 스스로의 깨달음으로 만들어내는 자신만의 공간이다.

영역 안에서는 그 영역의 주인이 곧 왕이며 외부에서 들어온 자들은 엄청난 제약을 받는다. 이는 단순한 기력 억제가 아니라 천지의 섭리가 깃든 억압이기에 인간의 힘으로는 거스를 수 없는 것이었다.

이천후가 무도의 길을 걷기 시작한 이래 수많은 강자를 만나왔지만 영역을 직접 마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만큼 드문 현상이었다.

태고 시대에는 천지의 법칙이 완전하지 않아 뛰어난 재능을 가진 수련자들이 천도를 엿보고 자신만의 영역을 창조해낼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천지의 법칙이 완전하게 자리 잡았기에 스스로 영역을 만들어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렇기에 그토록 많은 천재들을 만나왔음에도 이천후는 단 한 번도 영역을 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물론 일부 특별한 체질을 타고난 자들은 예외였다. 예컨대 조민희의 보리도체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인데 그녀처럼 타고난 도체를 지닌 자들은 영역을 창조할 가능성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 금오 대왕이 펼친 영역은 그가 후천적으로 깨우친 것이 아니었다. 이는 금오 대왕이 태어날 때부터 지니고 있던 선천적 능력이었다.

천지 간에는 강대한 힘을 지닌 존재들이 존재하며 그들 중 일부는 태어날 때부터 영역을 지닌다. 마치 이천후가 익힌 산예 보술을 펼칠 때 금빛 번개바다가 형성되는 것처럼 말이다.

다만 이천후는 아직 완전히 숙련되지 않았기에 진정한 의미의 영역과는 차이가 있었다.

“이천후, 내 불꽃의 영역 안에서 나는 신이야! 그리고 넌 내 발밑에서 몸부림치는 한낱 미물에 불과하지! 널 죽이는 건 손바닥 뒤집듯 쉬운 일이야!”

금오 대왕이 미친 듯이 웃으며 영역을 펼치자 하늘에서 무한한 불꽃이 폭우처럼 쏟아져 이천후를 덮쳤다. 그 불길은 그를 완전히 태워 없애려는 듯 거세게 타올랐다.

“흥! 네 영역은 너희 종족이 태생적으로 지닌 능력일 뿐 네가 스스로 얻은 것도 아니잖아. 그걸로 날 억누를 수 있다고 생각해? 웃기고 있네.”

이천후는 코웃음을 치고 온몸에서 황금빛 광채를 뿜어냈다. 그의 만고 금신이 극한까지 발동되면서 몸을 억누르던 힘이 한층 가벼워졌다.

만고 금신은 ‘만 가지 법을 부수는 신체’로 불릴 만큼 강력한 신체 수련법이었다. 그러니 금오 대왕의 불완전한 영역이 만고 금신을 지닌 이천후를 완전히 억누를 리 없었다.

금오 대왕은 멍하니 굳어버렸다. 고통을 느낄 새도 없이 그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왜? 도대체 왜...”

그는 믿을 수 없었다. 자신의 최후의 카드였던 영역까지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이천후는 단숨에 그것을 깨부수고 공격해왔다.

이건 그의 상식을 완전히 뒤엎는 일이었다.

게다가 영역이 그를 가두지 못한다 해도 그는 이미 자신의 본체를 드러낸 상태였다. 금오 대왕의 신수로서의 육신은 아주 견고했는데 완전히 파괴되지 않는다고 해도 웬만한 무기로는 상처조차 내기 어려웠다.

그런데 이천후의 무기는 도대체 무엇이기에 마치 얇은 창호지를 뚫듯 아무런 저항도 없이 그의 몸을 꿰뚫어버린 것인가?

금오 대왕의 머릿속에 수많은 의문이 떠올랐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금 그는 생사의 기로에 서 있다는 사실이었다.